현대자동차의 대형버스 유니버스가 ‘수입차의 무덤’으로 일컬어지는 일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일본에 유니버스 149대를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5대)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를 제외하고 일본에 수입된 대형버스는 벤츠 3대, 스카니아 3대, 포드 1대에 불과하다.

일본에 수출하는 버스는 좌석 배치와 구조, 시트 소재, 페인팅 등을 버스회사가 요구하는 대로 맞춰줘야 하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차량 제작 기간이 반년 넘게 걸리고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면 물어줘야 하는 배상금이 커 외국 회사들은 일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2009년 유니버스 33대를 수출하며 일본 대형버스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미쓰비시 등 경쟁차종보다 20%가량 낮은 가격을 앞세워 연평균 70여대를 수출하며 시장을 넓혀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저 현상 때문에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버스 주문이 크게 늘었다”며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는 버스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