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기업·50대 이상 사장님 기업, 시장서 퇴출
기업 5년 생존율 27.3%…전년 대비 1.7%포인트 하락

폐업하거나 1년 이상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기업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직원을 고용하지 않은 사장님 '나 홀로' 기업이었다.

매출액이 5천만원이 되지 않은 기업도 80%에 육박했다.

창업한 뒤 5년 간 살아남은 기업은 4곳 중 1곳에 그쳤다.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5년 기준 기업생멸 행정통계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 소멸기업 10곳 중 8곳은 연 매출 5천만원 미만

지난해 영리기업 중 매출액을 올리거나 상용 종사자가 있는 활동 기업 수는 555만4천개로 1년 전보다 5천개(0.1%) 줄었다.

활동기업은 전년 대비로 2013년 2천개 줄었다가 2014년 18만1천개 늘어났으나 2년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신생기업은 81만3천개였다.

2014년보다 3만개 감소한 규모다.

활동기업 대비 신생기업 수를 따지는 신생률은 14.6%로 0.6%포인트(p) 하락했다.

폐업하거나 2014년부터 1년간 활동하지 않은 소멸기업은 77만7천개로 11만2천개 증가했다.

소멸기업 수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최고였다.

이전 최고치는 2012년 74만1천개였다.

활동기업 수 대비 소멸기업 수인 소멸률은 14.0%였다.

소멸기업은 주로 영세하고 대표자 연령대가 높은 업체에서 발생했다.

2014년 소멸기업 중 매출액이 5천만원이 되지 않은 기업이 79.5%에 달했다.

이 비율은 활동기업(50.6%), 신생기업(70.4%)보다 더 높았다.

소멸기업 가운데 1인 기업 비중도 94.2%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활동기업 중 1인 기업은 80.1%, 신생기업은 88.9%로 소멸기업보다 낮았다.

소멸기업은 50대에서 3만개, 60대 이상에서 8만1천개씩 증가하는 등 50대 이상 대표자 업체들에서 주로 늘었다.

40대 대표자 기업에서 소멸기업은 2천개 늘어나는 데 그쳤고 20대는 보합세, 30대는 오히려 3천개 줄었다.

소멸기업 중 50대 이상 대표자 기업이 전체의 54.1%를 차지하는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매출액이 작고 1인 기업 위주로 구조조정됐다"면서 "다만 2014년 경제성장률이 3%대로 2%대를 기록한 2013년, 2015년보단 좋았기 때문에 경제 상황과는 큰 관계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활동기업 중에서는 도소매업이 24.2%로 가장 많았고, 부동산임대업 20.0%, 숙박음식점업 14.2% 등의 순이었다.

숙박·음식점업에서 1만4천개, 도소매업에서 9천개 늘어 활동기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신생기업 역시 도소매업(24.9%), 숙박음식점업(19.8%), 부동산임대업(19.7%) 등의 순으로 높았다.

전체 산업에서 신생기업이 1년 전보다 줄었는데 특히 도소매업(1만5천개), 숙박음식점업(8천개)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014년 소멸기업은 부동산임대업(25.2%), 도소매업(23.9%), 숙박음식점업(18.3%)에서 높았다.

특히 부동산 임대업(8만6천개), 운수업(3만5천개)에서 소멸기업이 증가했다.

◇ 제조업 쇠퇴 '뚜렷'…고성장기업·종사자 수 모두 감소

지난해 활동기업 종사자 수는 1천855만3천명으로 전년보다 0.7%(12만명) 증가했다.

신생기업 종사자 수는 124만4천명으로 전년보다 10만2천명 줄었고 활동기업 종사자에 대한 신생기업 종사자 비중은 6.7%로 전년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2014년 소멸기업 종사자 수는 100만9천명으로 전년보다 3만9천명 증가했다.

활동기업 종사자에 대한 소멸기업 종사자 비중도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한 5.5%를 기록했다.

산업별 종사자 수를 보면 가장 비중이 큰 제조업에서 감소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활동기업의 산업별 종사자 수 비중은 제조업이 26.7%로 가장 컸고, 도소매업(17.1%), 사업서비스업(8.4%), 숙박음식점업(8.2%), 부동산임대업(7.7%) 순이었다.

제조업 종사자 수가 줄면서 비중이 전년(27.2%)보다 0.5%인트 낮아지면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반면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비중은 각각 0.5%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신생기업 종사자 비중은 도소매업(22.0%), 숙박음식점업(17.4%), 부동산임대업(13.9%) 순으로 컸다.

활동기업에 대한 신생기업 종사자 비중은 제조업과 도소매업이 각각 전년보다 1.0%포인트 감소한 반면 건설업, 사업서비스업 등은 각각 0.2%포인트 상승했다.

2014년 소멸기업 종사자 수 구성비는 도소매업(21.9%), 부동산임대업(19.8%), 숙박음식점업(15.9%) 순이었다.

활동기업에 대한 소멸기업 종사자 비중은 부동산임대업, 운수업이 각각 2.8%포인트, 5.5%포인트 상승한 반면 나머지 산업은 대부분 감소했다.

매출액 규모별로 보면 활동기업은 매출액 50억원 이상 기업이 39.8%, 5억원 미만 기업이 34.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매출액 5천만원 미만 기업 종사자 수는 전년보다 13만1천명 감소해 비중이 0.8%포인트 줄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증가했다.

지난해 신생기업은 매출액 5천만원 미만 기업이 전체 종사자의 50.2%를 고용하고 있었으며 2014년 소멸기업 중 매출액 5천만원 미만 기업 종사자가 전체 소멸기업의 64.1%를 차지했다.

지난해 활동기업 종사자 중 1인기업 종사자 비중은 24.0%, 10∼49인 기업 종사자는 18.6%로 50인 미만 기업이 전체의 61.2%를 차지했다.

지난해 신생기업 종사자 중 1인기업 종사자는 전체의 58.1%를 차지했고 2014년 소멸기업의 종사자 중 1인기업은 72.4%를 차지했다.

특히 1인 소멸기업 종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1인 활동기업에 대한 1인 소멸기업 비중도 2.2%포인트 상승했다.

2014년 활동기업의 1년 생존율(2013년도 신생기업의 생존율)은 62.4%로 전년보다 2.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5년 생존율(2009년 신생기업의 생존율)은 27.3%로 전년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산업별 1년 생존율은 전기가스수도업(93.5%), 보건사회복지업(75.0%), 제조업(70.9%) 등이 높았고 금융보험업(50.9%), 도소매업(58.2%) 등은 낮았다.

매출액, 사용근로자 등이 연평균 20% 이상 증가한 고성장기업은 지난해 4천77개로 전년보다 186개(4.4%) 감소했다.

제조업이 181개(11.4%) 줄었고, 사업서비스업(36개), 건설업(22개) 등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장기업 중 설립 5년 내 기업인 가젤기업 역시 제조업, 사업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전년보다 36개(3.4%) 감소했다.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김수현 기자 porqu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