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국 채권시장에서 투매가 나타난 것은 중국의 여신 관리 노력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8조 달러 규모의 중국 채권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단기 여신 공급을 점차 억제하고 있는 데다 증권사들이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다는 루머로 인해 거센 매도 압력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시장의 벤치마크인 중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3.33%로 급등하면서 2015년 9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이 10년물 금리는 지난 10월에는 14년 만에 최저 수준인 2.66%까지 내려간 바 있다.

국채 금리가 뛴다는 것은 매도가 강화된 탓으로 가격이 내려갔다는 의미다.

이처럼 금리가 이상 급등하자 당국은 중단기 자금시장에 약 860억 달러를 긴급히 수혈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 채권시장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채권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200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도 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면 값싼 자금의 공급이 경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인민은행은 중국의 총부채가 27조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260%에 달할 만큼 크게 불어난 데다 시중에 공급되는 여신의 상당 부분이 좀비 기업이나 투기와 같은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드는 것을 차단하려는 취지에서 단기 대출 금리의 인상을 유도해왔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에 채권시장에서 발생한 '미니 투매'가 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와 자산관리상품의 발행사를 포함한 일부 국채 보유자들이 자금에 압박을 받자 국채를 매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상품은 당국의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의 시중은행들과 기타 금융기관들의 흔히 활용하는 투자수단이다.

국채는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팔기가 수월하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에 따르면 자산관리상품에 흘러든 자금의 약 40%가 올해 상반기에 채권에 투자돼 있다.

이는 2015년의 29%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시중은행은 물론 당국의 규제가 덜한 제2금융권의 이른바 '그림자 금융'이 어느 정도나 채권시장에 들어가 있는지가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시스템 전반의 레버리지 비율은 자산의 1.2~1.5배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숫자로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 금융권에 대한 규제가 미약한 탓에 실제 레버리지 비율은 여전히 미지수다.

시장 전문가들은 자산운용사들이 채권을 담보로 더 많은 채권을 사들이는 사례가 잦고 이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