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80% "경영난 2년 이상 지속될 것"
경기 안산의 정보기술(IT) 부품업체 A사는 지난달 전체 임직원의 약 20%에 달하는 40여명을 내보냈다. 고객사에서 주문량을 확 줄인 탓에 올해 공장 가동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일감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A사는 남는 설비를 팔고 인력을 줄이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 회사 관계자는 “4개 생산라인 중 1개를 폐쇄하고 장비 일부를 매물로 내놨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일감 감소와 이에 따른 매출 하락, 신규사업 부재, 인력난 심화 등 ‘3중고’의 늪에 빠진 중소기업이 상당수다. 1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중소기업 현장동향조사’는 이 같은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소기업 273곳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전반적인 경영 상황이 올 상반기 대비 악화됐다는 응답은 44.6%에 달했다. 이에 반해 ‘개선됐다’는 곳은 26.6%에 그쳤다.

경영 악화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내수 불황 장기화’를 꼽은 곳이 70.8%로 가장 많았다. 올 상반기엔 이 비율이 61.9%였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중소기업의 대다수인 81.7%가 이 같은 경영위기 상황이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기업들의 경영상 가장 큰 고민으론 ‘매출 하락 지속’(39.7%), ‘신성장동력 미확보’(31.3%), ‘이직 및 구인난 확대’(26.5%) 순으로 응답했다.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이들 중소기업이 가장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신규고객사 확보 등 시장개척’(67.7%)이었다. 그 뒤를 ‘제품 및 서비스 고도화’(40.5%), ‘원가 및 비용절감’(37.2%) 등이 이었다.

중소기업들은 금융회사에서 대출받는 게 과거보다 더 어렵다고 답했다. 올 상반기 대비 금융회사 태도가 ‘엄격해졌다’고 응답한 곳이 42.8%에 달했다. 이에 비해 ‘유연해졌다’고 응답한 곳은 3.9%에 불과했다. 수출 상황도 상반기 대비 ‘악화됐다’는 응답(40.2%)이 ‘개선됐다’는 응답(25.5%)보다 훨씬 많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 같은 조사 결과와 현장방문 등을 기반으로 총 84건의 중소기업 애로사항을 발굴할 예정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