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최근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데 이어 특별검사의 수사도 앞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개장한 쇼핑몰에 나타나 현장을 직접 점검하며 경영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일요일인 18일 오후 3시께 10여명의 수행원들과 함께 이달 초 개장한 롯데몰 은평에 나타나 1시간가량 주요 매장을 둘러보며 최근 유통업계의 격전지로 떠오른 복합쇼핑몰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의지를 보였다.

베이지색 점퍼와 간편화 차림으로 쇼핑몰에 등장한 신 회장은 수행원들과 함께 쇼핑몰 2층의 의류 매장과 3층의 롯데하이마트 매장, 토이저러스 매장 등을 꼼꼼히 둘러보며 매장 구성과 소비자 반응 등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내비쳤다.

특히 롯데월드가 롯데몰 은평 3~4층에 국내 최대 규모로 개장한 어린이 테마파크 '롯데월드 키즈파크'에서는 편의시설과 놀이기구 등을 구석구석 살펴보며 관계자들에게 고객 반응과 개선점 등을 체크하기도 했다.

최근 검찰 수사와 국회 청문회 출석 등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 신 회장이 수행원들과 함께 쇼핑몰 여기저기를 둘러보자 그를 목격한 내방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목격담을 지인에게 알리는 등 큰 관심을 드러냈다.

이날 가족과 함께 롯데몰 은평을 찾았던 회사원 박모(42·여) 씨는 "그동안 신문이나 TV 등에서 자주 봤던 신 회장을 내 눈으로 직접 목격하니 신기했다"며 "평범한 복장으로 순식간에 지나가 버려 남편이 알려주지 않았으면 못 알아볼 뻔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그러나 최근 자신과 롯데에 쏠린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듯 매장을 둘러보는 내내 다소 경직되고 굳은 표정이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신 회장은 최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출국금지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런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면서 롯데그룹은 연말 정기 임원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부터 숨돌릴 틈 없이 이어져온 검찰 수사와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국회 청문회, 특검 수사 등으로 정상적 기업경영이 어려웠던 신 회장이 특검 수사를 앞둔 상황에서도 직접 현장을 챙기며 경영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최근 회사 내부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해왔지만 대중의 눈에 띌 수 있는 외부 행사 참석이나 쇼핑몰 시찰 등은 거의 없었다"며 "주말에 새로 문을 연 쇼핑몰을 찾은 것은 하루빨리 그룹의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