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브렉시트)하려면 500억파운드(약 73조원)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EU 내에서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셸 바르니에 EU 측 브렉시트 협상 대표는 이날 EU 정상들에게 “브렉시트 협상은 프랑스에서 열려야 하며, 영국이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해 정식으로 EU 탈퇴 절차를 밟으면 영국에 500억파운드를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00억파운드는 EU에서 일하는 영국인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퇴직급여 채무, 영국에서 진행되는 EU 프로젝트 비용, 영국 정부가 보증한 대출금 등을 더한 액수다.

토마스 프로우자 체코 EU담당 국무장관은 영국 스카이뉴스에 출연해 이를 강력 지지했다. 그는 “새로운 금액을 청구하는 게 아니라 영국이 이미 내기로 한 금액을 말하는 것”이라며 “이 문제는 협상 테이블에서 가장 먼저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치권은 EU가 협상에 앞서 한 번 떠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이언 던컨 스미스 전 고용연금장관은 “지독한 농담”이라며 “실제 영국이 내야 할 금액은 쥐꼬리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은 “영국이 EU에 남아있는 동안 회원국으로서 의무를 다 하겠지만 그 이후의 재정적 정산은 협상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임근호/박진우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