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참석 자체가 부담"…전경련, 시내 호텔서 비공개 회의

재계팀 = 해체 위기에 처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쇄신안을 마련하기 위한 회원사 의견수렴에 나섰지만,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경련은 15일 오전 7시 30분께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30대 그룹 회원사들을 상대로 쇄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이 주재했다.

그러나 삼성, 현대차, SK, 한화 등 주요 그룹 다수가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부사장급 간부가 참석했다.

회원사들은 더 중요한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최근 해체 여론에 직면한 전경련 관련 활동에 참여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연말 사업계획 등 중요한 현안이 많은 데다 현재 상황에서 전경련 모임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안 좋게 비칠 수 있다"고 전했다.

당초 전경련은 10대 그룹 회원사를 대상으로 의견을 들을 예정이었지만, 참석 의사를 밝힌 기업이 두, 세 곳에 불과해 30대 그룹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참석 대상은 연말 일정 조율이 어려운 그룹 총수들 대신 전경련을 비롯한 대외 업무를 담당하는 사장급 실무자로 했다.

전경련은 최근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고 취재진에 간담회 시간과 장소도 공개하지 않았다.

전경련 관계자는 "회원사들 참석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며 "회원사 의견수렴은 앞으로도 개별 접촉 또는 모임을 통해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2월 600여개 회원사가 참석하는 정기총회 전까지 개편 방안을 최종 결론 내고 정기총회에서 이를 승인받겠다는 방침이다.

전경련은 전날 재계 순위 40위 이하 회원사를 대상으로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으며 오는 16일에도 다른 회원사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