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변동금리 유지 후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유리
미국 주식, 펀드 등에 관심 가져볼 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5일 새벽 기준금리를 인상해 돈을 빌리려는 대출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최근 1∼2년 사이에 국내 금리가 지속해서 떨어지면서 변동금리 수요가 높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리도 본격적으로 오름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 "만기 1∼2년 대출은 변동금리를, 3년 이상은 고정금리를"

전문가들은 대체로 당장 고정금리만을 선택하거나 고정금리로 갈아탈 필요는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1천300조원을 넘어선 가계 부채 탓에 한국은행이 섣불리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작아 당분간 변동금리 대출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다만 내외 금리 차에 따른 자본 유출이 잇따르면 한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어 적당한 시기에 고정금리로 갈아탈 것을 권했다.

윤석민 신한 PWM강남센터 PB는 "미국 금리가 올라도 한국 금리가 바로 오르지 않아 대출을 무조건 고정금리로 받을 필요는 없다"며 "변동금리의 이자가 더 저렴하기에 일단 변동금리를 받았다가 금리가 많이 오른다 싶으면 그때 고정금리를 받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원회에서 내년 가계대출의 고정금리 상품의 목표 비중을 45%로, 분할상환 목표 비중도 50%에서 55%로 상향 조정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고정금리 늘리기 위한 유인 상품 내놓을 수 있는 데 이런 대출을 받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강남파이낸스 PB센터의 양재혁 PB팀장은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이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진 못할 것이고 한국도 가계부채 때문에 당장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1∼2년은 변동금리를, 3년 이상 받을 시에는 고정금리를 받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의 변동금리는 연 3.0%, 고정금리는 3.5% 수준이다.

0.5%포인트의 금리 차이가 나는 만큼 이를 고려해서 일단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후 국내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고정금리로 갈아타라는 조언이다.

그는 "기존 대출자들은 대출을 받은 시기에 따라 금리 차이가 제각각이므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을 보고 결정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부의 신동일 센터장은 "대출 상환 기간과 규모에 따라 전략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1∼2년간 빌리는 대출은 변동금리 상품, 3년 이상 장기로 빌리는 대출은 중도상환수수료를 고려해서 고정금리로 빌리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장기 투자로 금 추천…"보수적 포트폴리오 필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국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움직이고, 이에 따른 정부의 정책과 시장의 반응 등으로 재테크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공급과잉과 정부의 가계 부채 대책 등으로 그간 주목받았던 부동산 시장이 시들해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에 연동되는 펀드나 주식 등을 주로 추천했다.

안전자산이면서 최근 가격이 많이 하락한 금을 추천한 PB도 있었다.

윤석민 PB는 "상품들의 경우 미국 금리에 연동되는 펀드들, 예컨대 국고채 금리가 반토막만 안 나면 3.5% 정도 수익을 주는 DLS(파생결합증권) 상품이나, 금리 연동 채권 상품, 그리고 금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은 안전자산이어서 금리 인상 등 변동기에 유망하고,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더 떨어지긴 어려울 것 같다.

실물로 사면 부가세가 있어서 증여를 생각하지 않는 이상 통장으로 거래하는 상품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양재혁 PB팀장은 "요즘 같은 저성장기에 금리를 올릴 수 있는 나라는 아마 미국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 달러나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걸 추천한다"며 "하이일드 채권, 뱅크론 펀드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고, ELF(주가연계펀드)의 안정성도 높아졌다.

연말을 맞아 배당주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동일 센터장은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짤 필요가 있다"며 "미국에서 금리를 지속해서 올린다면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며 "일단 6개월 동안 짧은 거 위주로 운용하다가 금리 인상 추이를 보면서 장기 채권으로 갈아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금은 다소 조심스럽지만, 장기 투자로서는 나쁘지 않다.

골드바, 골드통장, 골드펀드 등 상품이 다양한 만큼 개인의 사정에 따라 운영하면 될 것"이라며 "달러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달러 ELS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박의래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