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요 증가가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LG실트론과 관련 소재를 공급하는 SKC솔믹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12일 외신에 따르면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TSMC는 관련 업체로부터 내년 실리콘 웨이퍼 판매가를 20%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UMC와 마이크론 등 다른 반도체 업체의 실리콘 웨이퍼 매입 가격도 10~20% 높아질 전망이다. 해당 업계 전문지인 디지타임스는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인 신에츠화학과 실트로닉 등이 물량 부족으로 실리콘 웨이퍼 공급가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 웨이퍼는 규소로 제작한 얇은 판으로 이를 잘게 잘라 집적회로 등을 붙이면 반도체가 된다.

세계 반도체 수요는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스마트폰 사양이 높아지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양도 크게 증가해서다. 노무라증권은 내년 D램 시장은 올해보다 20%, 낸드 시장은 27%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사물인터넷(IoT) 확산 등으로 시스템 반도체 수요도 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실리콘 웨이퍼 공급도 늘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는 올해 674만㎡인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이 2018년 703만㎡로 4.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들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설비투자에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실리콘 웨이퍼 중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300㎜를 주력으로 하는 LG실트론에 큰 호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3년 순손실 규모가 1663억원에 이르렀던 LG실트론은 9월까지 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4년 만에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실리콘 웨이퍼 표면 처리 소재를 생산하는 SKC솔믹스도 높은 수익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SKC솔믹스는 반도체소재 부문에서 지난해 매출 867억원, 순이익 113억원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이 빠르게 올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이 실리콘 웨이퍼 가격 상승으로 겪는 손실은 미미할 것”이라며 “관련 소재 및 부품 업체엔 호재”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