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심화로 학령 인구(만 6~21세)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초등학생은 10년 후 22만명이 줄고, 대학 입학 대상자(만 18세)도 지금보다 17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대학 정원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대학들은 신입생 8만명을 못 채우게 된다. 생산가능인구(만 15~65세)도 올해를 정점으로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미래학자들이 예상한 ‘인구절벽’이 현실로 닥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출산의 늪…대학입학 대상자 10년 뒤엔 17만명 줄어든다
텅 비는 교실 나올 수도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의 ‘2015~2065년 장래인구추계’를 8일 발표했다. 통계청은 5년마다 장래인구를 분석해 내놓고 있다. 이번 추계안에 따르면 국내 총인구는 2031년에 5296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됐다.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5년 전 추계보다 정점 시기가 오히려 1년 늦춰졌다. 이전 추정 때보다 기대수명과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인구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하지만 학령 인구는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867만명에서 2026년 700만명으로 10년간 167만명이 감소한다. 5년 전 추계에선 같은 기간 145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번 전망에선 감소 폭이 22만명 더 늘었다. 초등학생(만 6~11세)만 보면 10년 뒤인 2026년에 269만명을 유지할 것으로 5년 전에 통계청은 예측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247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원 못 채운 대학 속출할 듯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학령인구가 5년 전 전망보다 줄어든 것은 출산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대학 진학 대상자는 올해 65만명에서 2026년 48만명으로 17만명 감소한다. 현재 대학 입학 정원은 약 56만명으로 이대로 유지하면 10년 후엔 정원 8만명이 남아돌게 된다. 이 과장은 “학과 통폐합 등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않으면 예상보다 심각한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생산가능인구 내리막길

경제활동 주체인 생산가능인구는 올해가 정점(3763만명)으로 내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한다. 2020년부터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고령인구(65세 이상)로 유입돼서다.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대 연평균 34만명 줄고, 2030년대에 접어들면 매년 44만명 감소한다는 게 통계청 추산이다. 50년 뒤인 2065년에는 2062만명으로 지금의 반토막(55.1%)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노동력 감소, 소비 축소 등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 충격뿐 아니라 연금납입 부족, 부양비 증가 등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들이 파생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생산가능인구 통계가 장기 인구 변화 흐름과 괴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급속한 고령화와 기대수명 연장으로 만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일자리를 갖고 생산에 참여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추세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