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연구기관 2.2∼2.6% 전망…KDI도 2.4%로 낮춰
하방 위험 곳곳에…정부, 이달 말 전망치 발표


국책연구기관마저 한국 경제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정부가 내놓을 전망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2016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2.6%로, 내년 성장률을 2.4%로 제시했다.

지난 5월 전망치와 견주면 올해는 그대로지만 내년 성장률은 2.7%에서 0.3%포인트 내린 것이다.

전망대로라면 내년 경제가 올해보다 더욱 어렵다는 뜻이다.

KDI는 민간 연구기관보다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해온 기관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9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보다 0.1%포인트 낮은 2.2%로 잡아놨다.

LG경제연구원 역시 10월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내다보며 올해(2.5%)보다 더 낮을 것이라고 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9월 내년 전망치를 2.6%로, 한국금융연구원은 10월 말 내년 2.5% 성장이라는 전망치를 제시했다.

최근에는 국제기구도 민간 연구기관처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대열에 합류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1월 말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올해보다 0.1%포인트 낮은 2.6%로 내다봤다.

지난 6월 전망치보다 0.4%포인트나 깎은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발표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3.0%로 제시했지만 내년 4월 발표에서 하향 조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코시 마타이 IMF 아시아·태평양담당 부국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경제 리뷰' 간담회에서 "아직 4분기 지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3분기 경제 지표를 보면 '아마도' 우리는 한국 경제 성장률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제기구와 민간연구기관들이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는 것은 세계 교역 둔화로 수출이 뚜렷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중국 경제 둔화 가능성 등 하방 위험이 곳곳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과 구조조정의 여파도 단기적으로는 경제에 부담스러운 요소라는 분석이 많다.

경기가 둔화한 상황이지만 1천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뇌관을 건들 수도 있어 통화정책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개입 사태에 대통령 거취 문제까지 얽혀들어 가며 정치 리스크까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경제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KDI마저 2% 초중반 대 전망치 대열에 합류하면서 이제 정부기관이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는 현재 내년 성장률을 3.0%로 보고 있다.

민간연구기관보다 높은 성장률을 제시한 한국은행(2.8%)보다도 0.2%포인트 높다.

정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이달 말 발표하는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공개된다.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porqu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