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확실하면 경제는 휘청…대선있는 해 성장률 0.5%P↓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가 악화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져도 소비자와 기업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4일 ‘정치 불확실성과 경제’라는 보고서에서 “1987년(13대 대선)부터 2012년(18대 대선)까지 여섯 번의 정권교체기를 분석한 결과 해당 시기의 경제성장률이 전년보다 평균 0.5%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도 각각 평균 0.6%포인트, 4.0%포인트 떨어졌다. 대선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도 경제 주체의 부정적 심리를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의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소비자심리지수(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지지도가 10%포인트 하락하면 CSI는 2.9포인트, BSI는 2.0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CSI와 BSI는 가계와 기업의 체감 경기를 재는 대표적인 지표다.

보고서는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 등 한국 정치의 불확실성이 경제로 전이되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기업의 투자심리가 냉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대선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을 차단하려면 새 정부 출범 전까지 경제 컨트롤타워를 확립해 민간의 심리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며 “경제부처와 유관기관은 새 정부의 경제운용시스템이 공백 없이 조기 가동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