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그에게 날을 세워온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의 재산을 크게 불려놓았다.

트럼프의 당선 후 미국 증시가 랠리를 펼치면서 버핏이 '주식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미국 CNBC방송은 22일(현지시간) 증시의 '트럼프 효과'로 버핏이 선거일 후 현재까지 보름 동안 110억 달러(12조9천억 원)의 이득을 챙겼다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의 포트폴리오는 트럼프의 지난 8일 대선승리 후 '폭발적인' 이익을 낳고 있다.

우선 버크셔 헤서웨이는 금융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 후 금리 인상과 월스트리트 규제 완화가 예상되면서 은행주가 치솟았다.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대선 후 지금까지 13.5% 올랐다.

버크셔가 보유한 상위 6대 은행주의 평가차익은 이로 인해 43억 달러나 불었다.

은행주 외 다른 주식의 상승으로도 버핏은 38억 달러의 자산을 늘릴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버핏은 뱅크오브아메리카 7억 주를 주당 7.14달러에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이 가치도 30억 달러 정도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은 대선 기간 트럼프가 아닌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다.

클린턴의 선거자금 모금행사나 지원유세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버핏은 또 '연간 100만 달러(약 11억7천만 원) 이상을 버는 사람들에게 최소 30%의 세금을 매기자'는 내용의 '버핏 룰'을 주장함으로써 트럼프의 포괄적 감세 정책에 반대했다.

트럼프가 납세기록 공개를 회피했을 때에는 "나는 13살이던 1944년부터 지금까지 연방소득세를 한 해도 빠짐없이 납부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버핏은 그러나 대선 후에는 "(트럼프가) 모든 이에게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며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