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 공정 지연될 듯…"발주처와 협의해 수리 진행"

삼성중공업이 고가의 해양 시추설비인 '잭업리그(Jack-up Rig)'를 건조하던 중 파손사고를 내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됐다.

잭업리그는 대륙붕 유전개발에 투입되는 시추설비다.

철제다리를 해저면에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선체를 해수면 위로 띄워놓고 시추작업을 수행한다.

22일 삼성중공업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에서 대형 잭업리그에 길이 50m짜리 철제다리(leg, 레그)를 장착하던 중 크레인과의 연결부위가 끊어지면서 구조물이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다행히 없었으나, 구조물의 파손 상태가 심각해 최소 수백억 원대 손실과 수 개월간의 공정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시추설비는 삼성중공업이 2013년 6월께 노르웨이 스타토일사로부터 13억 달러(약 1조4천여억 원)에 수주한 북해(北海)용 대형 잭업리그 2기 중 2호기이다.

1호기는 이미 건조가 끝났고, 2호기는 계획대로라면 내년 4월 말까지 1호기와 함께 스타토일사에 인도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사고로 삼성중공업이 내년에 잭업리그를 성공적으로 인도하더라도 적자를 안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유가 하락 등으로 해양플랜트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은 만큼 향후 선주사 측과 협의 과정에서 최악의 경우 계약 취소까지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삼성중공업 측은 "잭업리그 본선에는 피해가 없고 3개의 레그 중 1개, 그것도 상단 부분이 일부 파손된 것"이라며 "손상된 부분을 '수리 후 재장착'하는 방안 등을 발주처와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