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주식 투자가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들은 배당주를 집중적으로 담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면 된다.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 위험도는 줄일 수 있다는 게 펀드와 ETF의 장점이다.

종목보다 안정적인 간접투자

[배당주 투자] 배당주 간접투자 상품도 다양…ETF 수익률 최고 연 15% '짭짤'
펀드나 ETF를 활용한 배당주 간접투자는 종목투자에 비해 안정적이다. 예를 들어 KT&G는 배당성향이 지난해 기준 41.4%에 달하는 고배당주지만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5.5% 떨어졌다. 연말배당을 노리고 보유했지만 주가의 오르내림으로 손해를 본 것이다. 이현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에셋투자부문 상무는 “4~5년간 보유한다면 모르겠지만 단기적인 배당투자를 위해 개인이 종목을 사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ETF나 펀드로 내공을 쌓은 뒤 종목으로 눈을 돌리는 게 정석”이라고 말했다.

배당주 간접 투자상품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첫 부류는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나 ETF다. 지금은 배당성향이 높지 않지만 향후 배당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종목을 집중적으로 담는다. 배당뿐 아니라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인 만큼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많다.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나 ETF라면 주가 흐름을 보며 ‘치고 빠지는’ 단타 전략을 쓰는 게 유리하다. 배당보다는 주가상승이 수익률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중소형주가 시장을 주도한 지난해엔 배당성장주 연계 상품 수익률이 대체로 우수했다. 하지만 대형주가 약진한 올해의 상황은 정 반대다. 대부분의 상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두 번째 부류는 전통적인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주가 변동성이 낮은 만큼 긴 호흡으로 투자해도 무방하다. 기준가격이 떨어졌을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무난하다.

매도시기도 중요하다. 배당주펀드나 ETF는 기말 배당락일에 투자 종목의 예상배당액을 선반영해 펀드 기준가가 올린다. 매도 적기는 1~3월이다. 4월 초 실제 배당금이 ETF를 굴리는 자산운용사의 계좌로 들어오면 투자자들이 세금을 내야 한다. 이정환 한화자산운용 ETF파트 과장은 “펀드 기준가가 오른 배당락 직후 매도해 예상배당금을 수익으로 받는 것이 좋다”며 “기준가 차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지만 분배금에는 배당소득세 15.4%가 붙는다”고 설명했다.

◆펀드냐 ETF냐

펀드와 ETF 중에서는 무엇이 더 유리할까.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11일 기준) ‘한화ARIRANG고배당’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5.05%로 전체 배당주펀드(ETF 포함)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키움KOSEF고배당’ETF(11.06%) △‘삼성아시아배당주’펀드(9.37%) △‘교보악사파워고배당저변동성’ETF(9.34%) 순이다. 수익률 상위권에 배당주펀드보다 ETF가 더 많았다.

전문가들도 대부분 ETF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배당주 펀드 중 상당수가 배당보다는 매매차익에 신경을 쓴다는 지적이다. 펀드닥터에 따르면 배당주 투자를 하는 액티브펀드의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말 기준 2% 수준이다. 전체 코스피 배당수익률(1.6%)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배당주 펀드 중 상당수가 배당 수익률이 낮은 종목에 투자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고배당ETF의 같은 기간 배당수익률은 3.7%에 달한다.

다만 장기 투자자의 경우 배당주펀드가 유리할 수 있다. 매매 타이밍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일반 펀드의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 액티브 배당주 펀드의 5년 수익률은 평균 37.82%로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5.6%)의 7배가량 웃돈다. 2004년 설정 이후 316.38%의 수익률을 거둔 ‘신영프라임배당’ 등이 대표적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