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성공' 우리은행, 주가는 약세 전환
우리은행이 15년 만의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매각 성사 발표 후 첫거래일 주가는 하락했다.

14일 우리은행은 전거래일보다 4.31% 내린 1만22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분 매각 입찰 마감을 앞두고 뛰어올랐다. 지난 11일 종가 1만2750원에서 약세로 돌아섰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매각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황에서 적정가격에 팔린 게 맞는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당 매각단가는 1만1803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11일 종가(1만2750원)와 최근 한 달 평균(1만2250원)보다 낮고, 최근 3개월 평균(1만1351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우리은행 주가는 지분 매각 기대감에 연초 이후 45%가량 올랐다.

이날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내년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보험사나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한 조치가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승창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자본이 넉넉한 편이 아니라는 우려로 단기적으로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주가의 방향은 과점주주들이 사외이사 선임 등을 통해 얼마나 경영 비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남은 숙제는 지배구조 변화 후의 모습”이라며 “시장에서 기대하는 주주환원 정책 등이 실제로 이뤄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배구조가 무사히 안착하고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면 장기적으로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날 하나금융투자와 미래에셋증권은 우리은행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민영화 이후 우리은행은 본연의 실적과 배당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배 수준에 불과하고 최근 2년간 시가 배당률은 5.4%로 높은 만큼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