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반도체 제조업체 TSMC가 올해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8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대만에 상장된 TSMC의 주가는 연초대비 31.82%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1천560억 달러(약 178조원)로, 대만 전체 주식시장 총액의 16.1%를 차지했다.

이는 2003년부터 관련 자료를 집계한 이래 가장 큰 비중이다.

3분기 영업 이익도 968억 대만달러(약 3조5천억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28% 늘어났으며,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에 따르면 이번 분기에는 순이익이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TSMC가 올해 눈에 띄는 성장을 일굴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적으로 IT 업계가 호황을 누린 데다가 이 회사가 반도체 칩을 납품하는 애플의 아이폰 새 모델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7이 리콜 사태를 빚으면서 반사이익도 얻었다.

TSMC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샌드 메타 밸류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 이슈와 애플에 따른 이익이 낙관적인 전망을 만들었다"며 "TSMC 주가가 계속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애널리스트 33명 가운데서도 TSMC의 매도 의견을 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이 변수다.

지난주에는 애플이 세일 기간에 예상에 못 미치는 매출을 내면서 TSMC의 주가가 2.6% 하락했다.

스탠퍼드 C. 번스타인의 마크 리 전략가는 "(TSMC 반도체에 대한) 많은 수요는 단일 제품에서 오는 것이며 아이폰 매출이 올해나 내년에 일시적인 문제를 일으키면 TSMC에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