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90)이 8일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강해지고 있어 장기 금리가 최고 5%대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하고,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8일 블룸버그TV에 출연, "현재 진행되는 대로 물가 상승세가 강해지면, 곧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던 10년물 국채금리 등 장기 금리가 대대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그랬듯 3∼5%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는 0.25∼0.50%이며, 10년물 국채금리는 2% 아래에 머물고 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물가 상승세가 속도를 내는 매우 초기 단계에 와 있다"면서 "이는 (금리상승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7월 사상 최저치인 1.32%까지 내려갔다가 전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를 무혐의로 결론 내면서 1.82%까지 치솟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면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된다.

그린스펀 의장은 장기 금리가 다시 상승해 역사적으로 정상적인 수준으로 복귀하기까지는 도전이 가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있는 곳에서 4∼5%까지 올라가려면 문제"라면서 "2008년 이후 우리가 적응한 체제가 있는데 이제는 이를 되돌려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1987년 이후 2006년까지 미국 연준 의장을 4차례 역임하면서 미국의 경제대통령으로 불렸다.

재임 기간 미국 역대 최저 실업률과 재정 흑자, 고성장을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