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승인안이 4일 일본 중의원 특별위원회를 통과했다. 다음주 중의원 본회의를 거쳐 상원 격인 참의원에 보내지면 30일 후에는 자동 승인될 예정이어서 일본은 참여 12개국 중 처음으로 TPP를 의회에서 비준한 국가가 된다.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은 이날 중의원 TPP 특별위원회에서 TPP 승인안과 관련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야당인 민진당과 공산당은 정보 공개와 국회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했지만 연립여당과 일본유신회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TPP는 12개 참여국 간에 공산품과 농수산품 등 95% 품목의 관세 철폐와 지식재산권 보호, 투자 관련 분쟁 해결 제도 등 다양한 분야의 무역이나 투자에 관한 규칙을 담고 있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지난 1일 중의원에서 처리한 뒤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 비준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TPP 관련 장관 중 한 명인 야마모토 유지 농림상이 일찌감치 강행 처리 방침을 밝히면서 야당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TPP 승인안은 다음주 중의원 본회의 통과도 확실시된다. 연립여당은 중의원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헌법상 조약은 중의원에서 승인하면 참의원에 송부하고 30일 후에는 참의원에서 의결하지 않아도 자동 승인된다. 연립여당은 임시국회 회기를 연장해 다음달 초순쯤에는 비준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