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도 5천여대 판매하며 맹추격…아우디·폴크스바겐은 뒷걸음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달 수입차 사상 처음으로 6천대 판매고지를 찍으며 연간 판매 1위를 향해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한동안 신차가 없어 고전해 온 BMW도 지난달 5천대 이상을 판매하며 벤츠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올해 수입차 업체들의 판매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서도 독일 업체들의 성장이 눈에 띈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 코리아는 지난 10월 한 달간 국내에서 총 6천400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자동차수입협회(KAIDA)가 판매 대수 집계를 시작한 이래 월간 판매로는 최대 실적이다.

수입차 시장점유율도 31.0%를 기록했다.

벤츠는 지난 9월에 전년 동기(4천329대) 대비 15% 늘어난 5천87대를 판매하며 5천대 판매고지에 올라섰다.

또 8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수입차 시장점유율 30%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달 벤츠의 판매 신기록은 7년 만에 내놓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인 '더 뉴 E-클래스'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것이다.

특히 더 뉴 E-클래스 가운데 'E300'과 'E220d' 모델은 E-클래스 출시 이후 7월부터 9월까지 석 달 연속으로 베스트셀링카 1, 2위를 놓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벤츠의 라이벌인 BMW도 지난달 국내에서 총 5천415대를 판매하며 바짝 뒤를 쫓고 있다.

5시리즈 등 주력 차종의 출시가 내년으로 미뤄지는 등 신차 라인업이 부족한 상황에서 거둔 실적으로는 놀랄 만한 수준이다.

내년에 신형 5시리즈 출시가 예고된 가운데 막판 판매 피치를 올리고 있는 BMW 520d의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BMW 10월 판매 호실적의 주 요인으로 보인다.

BMW 520d는 지난달 1천732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 1위를 되찾았다.

BMW 520d는 지난 1~9월 수입차 전 차종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올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디젤 게이트'로 홍역을 치른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은 10월에도 초라한 판매실적을 거뒀다.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은 지난 9월에 국내에서 각각 506대, 18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으며, 10월에는 판매량이 이보다 더 줄어든 475대, 30대를 기록했다.

이는 주력 차종들이 정부의 판매정지 처분 대상에 오른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폴크스바겐은 유일하게 판매 가능한 '투아렉'과 'CC' 2개 차종의 재고 물량마저 동나면서 지난달 판매할 수 있는 차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입차 판매가 7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도 벤츠와 BMW 두 브랜드가 승승장구하는 것이 눈에 띈다"며 "벤츠가 부동의 업계 1위 BMW를 제치고 연간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할지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