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사드 배치 우려에 '최순실 게이트' 불똥까지

내수 부진으로 기를 못 펴던 CJ그룹주가 잇단 악재에 휘청거리고 있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우려에 이어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까지 불거진 탓에 주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그룹 계열 상장사 9곳의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0조5천261억원으로 지난해 말(25조7천26억원) 대비 20.14%(5조1천766억원) 감소했다.

15대 그룹의 올해 주가 성적표 중 가장 부진한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그룹주가 53.6% 오른 가운데 포스코(38.52%), 두산(22.12%), SK(12.48%) 그룹주도 강세를 보여 CJ그룹주와 대조를 이뤘다.

CJ 계열사 9곳 중 CJ대한통운을 제외한 8곳의 시총이 모두 쪼그라들었다.

CJ프레시웨이(-53.07%), CJ CGV(-47.14%), CJ헬로비전(-36.52%), CJ(-32.67%), CJ오쇼핑(-17.89%), CJ E&M(-16.87%) 등이 연초 이후 동반 약세 흐름을 탔다.

내수 경기가 부진한 탓에 음식료, 유통, 엔터테인먼트 등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CJ 계열사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 중국 시장에 많이 의존하는 CJ CGV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계열사 주가가 추가 조정을 겪었다.

CJ헬로비전 매각 실패, 총수의 장기 경영 공백 등 내부 악재도 그룹주 전반에 부담을 더했다.

최근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의 불똥이 튈까 봐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CJ그룹이 현 정부의 다양한 문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배경에 최 씨 측근으로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 씨의 입김이나 지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CJ는 이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지난 2일 장중 8.77%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는 등 투자자들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CJ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에 방향 전환이 나타날 것"이라며 "한류 전도사를 표방했던 CJ 계열사의 간접적 영향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