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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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하 효과 소멸…생활물가 상승률, 27개월만에 최고
정부 "김장철 채소 수급안정대책 4일께 발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며 2개월째 1%대를 기록했다.

전기료 인하 효과가 끝나면서 생활물가 상승률은 2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무 등 김장 채소 가격은 2배 넘게 뛰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3% 올랐다.

올해 2월(1.3%) 이후 8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부터 8월까지 계속 0%대에 머물다가 지난 9월(1.2%) 1%대로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8.1%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를 0.60%포인트 끌어올렸다.

9월 상승폭(10.2%)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농산물은 10.3%나 뛰었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6.1%, 5.3% 상승하며 전체 물가상승을 견인했다.

석유류 가격은 5.7% 떨어졌지만 전달(-7%)보다 하락 폭은 줄었다.

전기료 인하로 9월 13.9%나 떨어졌던 전기·수도·가스는 전기료 인하 효과가 소멸하면서 8.2%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저유가 여파가 여전했지만 여름철 전기료 한시적 인하 효과가 사라지면서 하락 폭이 전달보다 작아진 것이다.

집세, 공공서비스, 개인서비스 등은 각각 2.4%, 0.8%, 2.0% 상승했다.

지출목적별로 살펴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가 1년 전보다 5% 상승하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0.69%포인트나 끌어올렸다.

과자류 등 일부 가공식품의 출고가가 올라간 탓이다.

음식 및 숙박은 2.2%, 교육은 1.6% 오르며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교통, 주택·수도·전기·연료 등은 각각 1.4%, 0.4% 하락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5%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1.6%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0% 올랐다.

2014년 7월(1.4%) 이후 2년3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생활물가지수 상승 폭이 큰 것은 전기료 인하 효과가 소멸되고 농축산물 인상폭이 다소 둔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자주 사는 채소, 과일, 생선 등의 물가인 신선식품지수는 15.4% 뛰었다.

특히 신선채소가 42%나 상승하면서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다.

신선과실은 1.4%, 신선어개는 6.0%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배추(143.6%), 무(139.7%) 등 일부 농산물이 100% 이상 가격이 오르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폭염 때문에 출하량이 줄어든 탓이다.

유수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채소류 수요가 증가하는 11∼12월 김장철에 대비해 '김장채소 수급안정대책을 4일께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난방비(-22.5%), 도시가스(-19.1%) 등도 가격이 하락했으며 쌀(-14.5%), 사과(-14%) 등 일부 농산물도 1년 전보다 가격이 내렸다.

휘발유(-5.6%)와 경유(-3.8%)는 전달보다 약 1%포인트 하락 폭이 둔화됐다.

지역별로는 부산·대구·광주가 각각 1.6%, 서울과 전남은 각각 1.5% 상승했다.

그 외 시도는 0.9∼1.4%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공서비스 물가상승률은 광주(1.9%)가 가장 높았으며 전남(1.7%), 경북(1.7%) 등이 뒤를 이었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출하량이 늘면서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 폭이 9월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면서 "다음 달 도시가스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고, 유가 회복으로 석유류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여 전반적으로 물가 하방압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연합뉴스) 김동호 민경락 김수현 기자 porqu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