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3사 NYK·K라인·MQL 컨테이너부문 통합…"효과는 미지수"
日 조선·철강·자동차·디스플레이 업종서 제휴·합병 줄이어

일본 3대 해운사가 31일 컨테이너 부문 합병을 공식 결정한 것은 글로벌 차원에서 선박 공급 과잉에 따른 채산성 악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선박 회사들 사이의 경쟁이 극도로 심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몸집 불리기를 통한 비용 감축과 체력 강화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컨테이너 부문 합병을 결정한 NYK(니폰유센), K라인(가와사키기센), MOL(미쓰이OSK)의 수송 능력을 합치면 세계 6위 수준으로 도약하게 된다.

내년 7월 1일 출범할 컨테이너 합작법인은 매출액이 2조엔(약 21조8천억원)을 넘게 되면서 통합에 의한 비용 감축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선박 공급 과잉에 따른 화주들의 비용 삭감 요구가 거세지며 해운사 간 운임경쟁이 가속화하는 업계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측면도 있다.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 선박이 세계 각지에서 입항이 거부되면서 글로벌 차원의 제품 물류에 상당한 영향을 준 점도 이번 사업재편의 한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세계 각국의 물류 네트워크를 책임지는 해운회사의 경영 안정성 강화가 제조업의 국제적 공급 체인(부품 조달·공급망)을 유지하는데 필수 요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합병이 갈수록 격화하는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 경제의 둔화와 선박 과잉에 따른 해운시장 침체가 (합병으로) 3사의 등을 떠밀었지만, 통합을 통한 비용 삭감만으로 살아남는다는 보증은 없다"고 지적했다.

교도통신도 "앞으로도 해운업계에서는 소모전이 계속될 것"이라며 "통합 후 새 회사도 계속 어려운 경쟁에 몰리게 될 것이므로, 통합을 통해 얼마나 경영합리화를 할 수 있느냐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합병 발표는 일본 산업계 전체로 보면 글로벌 경쟁의 파고를 넘고자 업종별 합종연횡을 가속하는 흐름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메이저 업체들이 합병·제휴를 통해 이른바 '히노마루(일장기)연합'을 구성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예컨대 샤프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을 독차지하는 삼성을 따라잡고자 일본 내의 라이벌인 재팬디스플레이와 손잡으려 하고 있다.

지난 8월말 샤프의 다이정우 신임 사장은 "한국과 경쟁할 수 있는 일장기 연합을 맺을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동맹 추진을 시사했다.

또 조선업계의 상선 조선 부문도 제휴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이마바리조선(일본 내 선박건조량 순위 1위), 오시마조선소(3위), 나무라조선소(4위) 등 조선 3사와 상선부문에서 제휴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미쓰비시의 조선 기술력 및 엔지니어링 능력과, 저가격으로 배를 만드는 3사의 역량을 조합해 한국·중국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든다는 것이다.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커넥티드카를 표적으로 하는 사이버공격 피해를 줄이고자 부품업체들과 함께 내년 1월 조직을 신설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지난 5월에는 중국의 과잉생산에 따라 사업환경이 악화되자 일본 최대 철강회사인 신일철주금과 4위 업체인 닛신제강이 합병을 발표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