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이라크 때문에 무산되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이라크가 지난달 합의된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요 회원국 이란도 증산에 나서고 있어 구체적인 감산 할당량을 결정할 다음달 30일 OPEC 정례회의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자바 알루아이비 이라크 석유장관은 23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라크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전쟁 중이므로 감산 합의에서 면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OPEC의 감산 할당량 때문에 이라크 산유량이 하루평균 420만배럴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며 “우리의 출혈이 따르는 상황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라크는 지난달 하루평균 47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OPEC 회원국은 지난달 알제리에 모여 8년 만에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다음달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정례회의 때 감산 할당량과 구체적 실행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란, 나이지리아, 리비아는 각각 경제제재, 내전 등으로 산유량이 예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는 이유로 감산 의무를 면제받았다. 나이지리아, 리비아는 이미 증산에 나섰다.

OPEC에 가입하지 않은 세계 2위 석유 수출국 러시아도 최근 증산에 나섰다. 러시아 정부가 밝힌 올해 연간 원유생산량 목표치는 지난해(5억3410만배럴)보다 많은 5억5500만배럴이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이날 “러시아가 산유량을 동결 또는 감산할 것인지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