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별관 증축이 임박하면서 롯데·현대·신세계 등 '유통 빅3'의 '서울 최대 백화점' 타이틀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지난 8월 신세계 강남점이 증축·리뉴얼(새 단장) 공사를 마치고 '서울 시내 최대 영업면적'을 내세워 개장했지만, 2018년께 롯데백화점 증축이 완료되면 약 2년 만에 1위 자리를 다시 내놓아야 할 처지가 됐다.

◇ 시민광장·통행로 정비 등 약속…심의 통과할 듯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중구청은 지난 20일 건축위원회 건축심의(자문) 회의를 열어 롯데백화점 본점이 신청한 증축의 타당성을 따졌다.

회의에는 중구청 도시건설국장 등 관계 공무원과 설계·건축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10여 명의 외부위원이 참석했다.

공식 심의 결과는 이르면 24일께 중구청 홈페이지 등에 공지될 예정이지만, 심의 통과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건축심의에서 한 번 부결(반려)되면 그 부분을 건물주가 보완해서 재심의를 요청하기 때문에 두 번 부결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두 번째 심의에서는 조건부라도 동의(통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간접적으로 심의 통과가 유력하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열린 중구청 건축위원회 건축심의 회의는 "(백화점) 앞면 도로변 공개공지가 시민과 소통하는 열린 공간이 되도록 지하철 출입구, 보도 등을 포함해 공개공지 조성 계획을 수립하라", "추가적 공공 기여 방안을 강구하라"는 요구 사항을 덧붙여 최종적으로 '부결(반려)'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 현재 노변 카페로 운영 중인 모퉁이 공간(을지로입구역 인접)을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광장으로 꾸미고 ▲ 백화점 앞 도로변 등을 문화콘텐츠를 담아 새로 단장하며 ▲ 증축부 8~9층에 문화광장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추가해 다시 심의를 신청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문화재심의 통과 당시 붙은 '조건'에 따라 인근 환구단 전사청(典祀廳) 복원 등도 약속했다.

예상대로 수정 증축 안이 건축심의를 통과하면, 남은 행정 절차는 서울시 사전재난 심의와 중구청 건축허가 등이다.

하지만 일단 가장 까다로운 건축심의를 통과하면, 나머지 절차는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게 같은 절차를 밟아 본 업계의 설명이다.

◇ 2018년 완공 목표…'서울 최대·최초 연 2조 매출' 자신
이후 인허가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롯데는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본점 증축 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롯데백화점 본점 뒤편 MVG(최우수고객) 전용 지상 주차장 자리에 지하 1~2층 주차장을 갖춘 지상 9층짜리 별관을 짓는데, 완공 시점은 2018년 하반기를 목표로 잡고 있다.

아직 별관의 상품 구색(MD)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주로 편집매장이나 테마별 체험매장 등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계획상 별관의 영업면적은 1만9천㎡(약 5천748평)이다.

기존 본점의 영업면적(영플라자·에비뉴엘 포함)이 7만1천㎡(2만1천478평) 정도이므로, 별관 완공 이후 롯데백화점 본점의 영업면적은 9만㎡(약 2만7천225평) 정도가 될 전망이다.

이는 현재 서울 시내 백화점 가운데 영업면적이 가장 큰 신세계 강남점(8만6천500㎡·2만6천200여 평)을 웃도는 규모로, 계획대로라면 롯데백화점 본점은 다시 '서울 시내 최대 백화점' 지위를 되찾게 된다.

아울러 현대백화점이 최근 여의도 파크원에 2020년 완공하겠다고 밝힌 여의도점의 예상 영업면적 8만9천100㎡(약 2만7천 평)보다도 크다.

하지만 차이가 1천㎡ 정도에 불과하므로 결국 정확한 우열은 실제로 롯데백화점 증축과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완공이 모두 완료된 다음 가려질 전망이다.

롯데 입장에서 본점 별관은 '최대 백화점'이라는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뿐 아니라 '국내 최초 연 2조 매출 백화점'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중요한 카드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1조8천억 원으로 전국 백화점 가운데 1위지만, 1979년 개점 이후 20년만인 1999년 처음 1조 원 매출을 달성한 이후 17년이 지난 올해까지도 2조 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오용석 롯데백화점 홍보팀장은 "유통 강국 일본에서도 매출 2조 원이 넘는 백화점은 도쿄 신주쿠 이세탄을 포함해 불과 몇 개 뿐"이라며 "롯데백화점 본점 별관이 성공적으로 증축돼 명실상부한 '강북 롯데타운(롯데백화점·영플라자·에비뉴엘·롯데면세점·호텔롯데)'의 진용이 갖춰지면 2조 원 이상의 매출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