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차량에 '완전자율주행' 장치 탑재중…기능 사용은 나중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내년 말 나올 신차 '모델 3'을 포함해 현재 생산 중인 자사의 모든 차량이 완전한 자율주행(full self-driving)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갖춘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이를 '하드웨어 2'라고 부르면서 자율주행 기능은 추가 테스트를 거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츰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는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에서 "소프트웨어 검증과 규제 당국 승인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보다 적어도 2배는 안전한 완전한 자율주행차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말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까지 완전 자율주행 차량이 시범 운행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테슬라는 자율주행차 경쟁에서 다른 주요 자동차 제작사들을 앞서가게 된다고 WSJ는 전했다.

포드와 BMW는 2021년에 완전 자율주행차량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은 완전 자율주행차량을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상용화 계획이 없다.

테슬라는 공장에서 만들고 있는 자동차에 8개의 카메라를 달아 360도 시야를 250m 범위에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카메라는 개선된 초음파 센서와 함께 이전 시스템보다 거의 2배 거리에 있는 딱딱하거나 부드러운 물체를 감지한다.

폭우가 오거나 안개가 껴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때도 전방의 레이더로 장애물을 식별할 수 있다.

테슬라는 완전한 자율주행이 인간이 운전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리서치회사 켈리블루북의 칼 브라우어는 테슬라의 이날 발표에 대해 "다른 자동차 제작사들은 지금으로써는 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몰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CNBC에 말했다.

하지만 같은 켈리블루북의 마이클 할리는 "가장 결정적인 것이 빠져 있다"면서 "승객과 보행자가 모두 안전한 완전한 4단계 자율주행을 위한 자동차와 자동차 간의 통신에 대한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부분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Autopilot)'을 도입할 때도 소프트웨어가 완성되기 전에 하드웨어를 출시하는 비슷한 전략을 썼다.

2014년 10월부터 차량에 레이더 같은 장치를 탑재했고 2015년말부터 인터넷을 통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오토파일럿 기능을 작동시켰다.

테슬라의 새 하드웨어를 장착한 차량은 자동긴급제동이나 충돌 경고, 차선 유지,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같은 오토파일럿의 일부 기능은 초기에는 없다.

이를 포함한 각종 기능은 새로운 시스템을 몇개월간 검증한 후에 쓸 수 있다.

테슬라는 앞으로 2∼3개월마다 자율주행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테슬라가 지난달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업데이트한 것에 이은 것이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오토파일럿 모드에서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 이후 비판을 받아왔다.

독일 교통부는 최근 오토파일럿이라는 이름이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면서 이 용어를 광고에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자동차부도 이달 오토파일럿이라는 단어를 마케팅 차원에서 쓰지 못하게 하는 규정의 초안을 마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