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진출 30년만에 1위 농심 아성 넘봐

오랫동안 국내 소비자에게 카레와 케첩 전문회사로 사랑받아온 오뚜기가 라면 사업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오뚜기는 1969년 창립 당시부터 카레, 수프, 케첩, 마요네즈 등 건조식품이나 양념소스류로 이름난 회사였으나 최근 30년 넘게 이어져 온 농심과 삼양의 양강 구도를 깨뜨리면서 라면업계의 신흥 강자로 급부상했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1987년 청보라면 인수와 함께 뒤늦게 라면시장에 뛰어든 오뚜기는 진라면, 진짬뽕 등의 잇따른 히트에 힘입어 2012년 처음으로 삼양식품을 제치고 라면업계 2위로 도약한 뒤 현재는 시장점유율에서 삼양을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서며 농심의 아성까지 넘보고 있다.

물론 8월 말 기준 시장점유율이 농심 53.5%, 오뚜기 23.0%, 삼양 10.2%로 1,2위 차이가 크지만 과거 80%가 넘는 점유율로 압도적 1위였던 삼양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리며 3위까지 추락한 전례를 볼 때 농심이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2011년만 해도 10%가 조금 넘는 수준이던 오뚜기의 시장점유율은 진짬뽕이 출시된 지난해 말 20.5%까지 뛰어올랐으며 출시 5개월만에 누적판매량 1억 개를 돌파한 진짬뽕의 빅히트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는 23%를 돌파했다.

오뚜기 진짬뽕은 올해 초 대형마트 매출에서 오랫동안 부동의 1위였던 농심 신라면을 제치기도 했다.

오뚜기에 2위 자리를 내준 삼양식품은 올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10.8%까지 떨어졌으며, 2013년까지만 해도 60%가 넘었던 농심의 점유율도 오뚜기에 기세에 밀려 50%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절대 강자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현재 오뚜기 제품군 중 라면류의 매출 비중은 30%가 넘어 단연 1위다.

올 상반기 오뚜기의 전체 매출은 약 1조 원이었는데, 이중 라면류의 매출은 약 3천300억 원이었다.

한때 주력 제품이던 카레 등 건조식품류와 케첩, 마요네즈 등 양념소스류의 매출 비중은 각각 13%, 20% 안팎으로 떨어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오뚜기의 이런 성공적 변신이 시장의 변화를 읽는 혜안과 적절한 시점의 사업 다각화, 효과적인 마케팅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강구만 오뚜기 홍보실장은 "여전히 회사의 출발점이었던 카레나 케첩 등의 시장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규모가 큰 라면 시장 공략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