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제네시스 브랜드 전략과 방향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올해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제네시스 브랜드 전략과 방향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 김정훈 기자 ]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도전이 어느덧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현대차가 별도 브랜드로 출범시킨 제네시스가 조만간 출범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11월4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는 야심작 하나를 전격 공개했다. 바로 '제네시스의 독립 선언'이었다.

제네시스 브랜드 발표회는 부친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정 부회장이 직접 주관했다. 향후 10년, 현대차의 방향성을 만들어갈 새 리더로서 정 부회장의 역할이 어느 누구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장면이었다.

이날 정 부회장은 "제네시스는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며 "현대차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1년. 제네시스는 안방에서 수입차 공세를 막아내며 내수 시장에 안착했다.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제네시스 출범 이후 지난 9월까지 제네시스 차량은 11개월간 총 5만8336명의 고객에게 인도됐다.

올 들어선 9월까지 G80(DH 포함) 2만8780대, EQ900 2만400대 등 4만9180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현대차 내수(48만2663대) 대비 제네시스 점유율은 10.2%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 10대 중 1대는 제네시스인 셈이다.

버스·트럭, 포터 등 상용차를 뺀 승용차만 따로 집계하면 제네시스 점유율은 더 치솟는다. 9개월 간 승용차 총 판매대수(35만4266대) 대비 제네시스 비중은 13.9%를 차지했다. 남은 4분기 판매량이 더해지면 한해 동안 제네시스는 6만5000~7만대 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네시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사진=제네시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제네시스는 2020년까지 승용차 3종, 쿠페 1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종 등 총 6개 제네시스 모델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G80, EQ900 2종으로 거둔 성과여서 앞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1월에는 G80 파생 상품인 G80 스포츠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해외는 지난 8월부터 북미 지역에 순차적으로 G80, G90(국내명 EQ900)을 선보여 아직은 시장 진입 초기 단계다. 앞으로 내놓을 해외 성적도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중동, 러시아에 브랜드를 선보이며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며 "향후 유럽과 중국으로 시장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전용관 운영은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9월 초 현대차는 신세계 쇼핑몰 하남 스타필드에 '제네시스 스튜디오' 1호점을 열어 고객과 소통에 나서는 등 다양한 활동을 시작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체험관을 이용한 고객만 지금까지 45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현대차는 추산했다.

제네시스 전용관이 어떤 방식으로 변화를 거듭할지도 소비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은 현대차 매장에서 제네시스를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 모델 수가 늘어나면 별도 전시장으로 분리해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