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2%보다 하락했을 듯"

민간경제연구소들에 이어 한국은행도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주요 예측기관들 사이에 '잠재성장률 2%대'가 대세를 이루면서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 저하로 인한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내년 경제성장률을 2.8%로 낮추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이 하향 추세에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 2.8% 성장 전망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승철 한은 부총재보도 "최근 잠재성장률을 3%대 초반으로 추정했는데 최근 노동생산성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보다 조금 더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잠재성장률이 사실상 3%대에서 2%대로 떨어졌음을 시사한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를 최대한 사용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의미한다.

잠재성장률이 연간 4%일 경우 생산성을 2배로 올리는 데 20년이 걸리지만 3%로 떨어지면 70년이 걸린다는 분석(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도 있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4.8∼5.2%에서 2006∼2010년 3.8%로 떨어졌고 2011∼2014년엔 3.2∼3.4%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은 올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5∼2018년 잠재성장률을 연평균 3.0∼3.2%로 추산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민간 경제예측기관들은 이미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는 지적을 내놨다.

LG경제연구원은 생산성 저하 추세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잠재성장률이 2016∼2020년 연평균 2.5% 수준에 머물고, 2020년대에는 1%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현재까지의 인구변화 추세로 미뤄 2026∼203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잠재성장률이 2%대 후반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잠재성장률 하락은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 증가세가 둔화하고 이로 인해 내수·투자가 부진해지는 등 구조적 원인이 겹쳐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거의 매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인하했지만 성장률이 2%대에 머물고 있으며 과거의 고성장 추세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주열 총재는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답변에서 "저성장 기조가 오래 지속되고 있고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