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 일희일비' 英파운드화 1.2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1.6% 급등
日엔화가치 달러당 104.07엔까지 하락…구로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언급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가치가 7개월 만에 최고로 상승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달러지수가 전날보다 0.8% 상승한 88.28을 기록해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WSJ이 보도했다.

WSJ 달러지수는 전 세계 16개 주요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나타낸 것이다.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산정한 달러지수도 이날 0.8% 오른 97.650을 보여지난 3월 이래 가장 높았다.

이처럼 달러가치가 급등세를 탄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BNP파리바의 대니얼 캐지브 외환전략팀장은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와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과 관련한 긍정적인 발언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날 호주에서 12월 금리 인상에 대해 "괜찮을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탰다.

캐지브 팀장은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누적된 데다가 연준 위원들이 대체로 12월 인상에 일관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천 포렉스닷컴 리서치 부문장도 "12월 금리 인상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주말에 소매 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경제지표가 발표되면 금리 기대와 달러 향방을 점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린 것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을 설명했다.

클린턴은 트럼프와 비교하면 정책 불확실성이 적은 후보로 꼽힌다.

달러 강세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변수까지 겹치면서 영국 파운드화 환율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파운드화 대비 달러 환율은 12일 오전 2시 47분(이하 한국시간) 파운드당 1.2090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2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연설을 계기로 급격한 EU 탈퇴를 뜻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파운드화를 팔아치운 데다가 달러가 강세를 띠면서 약 7거래일 만에 파운드화 환율이 6% 이상 빠진 것이다.

끝 모르고 떨어지던 파운드화 환율은 12일 아시아 장에 들어서면서 급등했다.

이날 오후 12시 03분 파운드화 환율은 전날보다 1.6% 오른 파운드당 1.2325달러까지 올랐다.

파운드화 환율이 이처럼 가파르게 오른 것은 7월 14일 이후 석 달 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흐름은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방안을 영국 의회 투표에 부치기로 하면서 '하드 브렉시트' 우려가 다소 가시자 나타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일본 엔화는 11일 오후 2시 57분 달러당 104.07엔까지 올랐다가 12일 들어서는 달러당 103.5엔 언저리에서 거래되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1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단기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에 다시 나설 준비가 돼있다"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또 채권 매입 규모인 80조 엔은 변동될 수 있으며 장단기 수익률 곡선을 조정하기 위해 다량의 채권을 사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