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KB증권'의 첫걸음인 KB금융지주와 현대증권의 주식교환을 하루 앞두고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주식교환 안건을 의결한다.

현대증권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가 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는 향후 KB투자증권과의 순조로운 합병을 위한 사전 작업이다.

KB금융지주와 현대증권 간 주식교환 비율은 1 대 0.1907312로, 현대증권 주식 5주가 KB금융 주식 1주로 바뀌게 된다.

업계에서는 주식교환 안건이 무난히 통과돼 KB투자증권과의 통합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현대증권 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6천637원으로 지난달 30일 시장 가격 7천150원보다 낮기 때문이다.

합병에 불만을 품은 주주라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보다 시장에서 매도하는 편이 낫다.

여기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현대증권과 KB금융의 주식교환 안건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찬성 입장을 표명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ISS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지난달 주식교환 결정 공시 직후 현대증권 주가가 2.23% 상승하는 등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점, 현대증권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상회하는 점 등을 근거로 주식교환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표 대결의 '키'를 쥔 외국인 주주의 찬성 비율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안건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현대증권의 외국인 지분율은 10% 수준으로 추정된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최대주주인 KB금융지주의 지분율은 29.62%로, 안건이 통과되려면 국민연금(지분율 6.10%)과 외국인의 지지가 중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소액주주와 현대증권 노동조합은 이번 안건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동열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대주주 부실로 오랫동안 저평가 받아온 현대증권 주가를 토대로 교환비율을 산정한 것은 KB금융지주에만 유리한 평가 방식"이라며 "이번 안건이 통과되면 주총 무효소송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교환 안건이 통과되면 현대증권 주식은 11월 1일 상장폐지된다.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이 100% 완전 자회사로 전환되면 현대증권을 존속법인으로 하고 기존 100% 자회사인 KB투자증권을 소멸법인으로 하는 합병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합병기일은 올해 12월 말로 예상된다.

통합 증권사의 새 수장이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은행권 출신보다는 증권업계 전문가가 새 사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