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연 5% 수익' 예상에 연기금 참여…민자SOC 탄력 예상
수익형 민간투자(BTO) 건설사업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건설할 때 주로 이용된다.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건설비를 마련한 뒤 통행수입 등으로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소유권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양도한 뒤 일정 수입을 회수할 때까지 사업주체가 운영권을 갖는다. 2000년대 이후 민자 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자주 활용됐다.

하지만 최근 3~4년간 국내 주요 연기금들은 민자 SOC 사업 참여를 꺼렸다. 2012년 불거진 ‘서울지하철 9호선 사태’로 인해 여론이 악화된 탓이었다. 당시 서울지하철 9호선에 투자한 맥쿼리인프라 등 투자자들은 서울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기본요금 500원 인상을 추진하다가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맥쿼리인프라는 정부와 맺은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MRG)’에 따라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폈고, 결국 이후 이뤄진 BTO에선 MRG 조항이 사실상 사라졌다. BTO 사업에 MRG 조항이 없어지면서 그동안 SOC 사업에 돈을 대온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발을 뺐다. 수익률에 비해 리스크가 커졌다고 판단해서다.

그랬던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다시 BTO 사업에 뛰어든 건 신분당선 연장선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뛰어난 데다 저금리를 이겨낼 고수익 투자처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신분당선 연장구간의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29만명가량으로, 서울지하철 8호선(24만명)보다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지분 투자를 할 경우 신분당선 연장선 구간에 예상보다 많은 이용객이 몰리면 투자금의 10% 넘는 돈을 매년 배당 형태로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높다. 산업은행은 모집 중인 후순위 대출 채권(770억원) 투자자에게는 10%대 수익률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보다 위험성이 덜한 선순위 대출 투자자의 경우 연 5%가량 수익률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의 총 공사비는 1조4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5200억원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고 나머지 8800억원은 민간에서 조달한다. 산업은행은 총 자금의 15%가량인 1000억원 안팎을 직접 투자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오는 7일까지 최종 투자확약서(LOC)를 받아 기관별 투자금을 조정할 계획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