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미국과 독일의 최대 은행인 웰스파고은행과 도이치뱅크가 동시에 대형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로 그 여파가 퍼지고 있다. 웰스파고은행은 지난 6년간 고객 명의를 몰래 도용, 200만개의 유령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과에 대한 압박이 낳은 결과다. 9월 초 1억8500만달러(약 204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데 이어 최근 열린 상·하원 청문회에서 이사회와 경영진의 무책임과 부도덕성이 드러나며 파문이 다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틀 전 본란에서 지적한 도이치뱅크 문제도 수습되기는커녕 확대일로다. 부실 MBS 판매로 부과된 140억달러의 벌금으로 자본잠식 우려가 제기되면서 10여개 헤지펀드가 자금을 인출할 움직임이라고 한다. 독일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까지 나오며 시장 불안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두 은행이 금융시장 악재로 급부상하면서 지난 29일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1%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도이치뱅크 주가는 이날도 6% 넘게 내렸고 장중 한때 9% 넘는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올 들어 18% 넘게 빠지며 미국 은행 중 시가총액 1위 자리를 JP모간체이스에 넘긴 웰스파고 주가 역시 이날 또다시 2.1% 떨어졌다. 이 여파로 골드만삭스(-2.7%) 씨티(-2.3%) 등 금융주가 도미노 하락세를 보였고 월가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도 26% 급등했다.

급기야 어제는 국내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코스피지수가 1.21% 내렸고 은행업종 지수(-2.33%)는 하락 폭이 훨씬 컸다. 닛케이지수(-1.46%), 홍콩 항셍지수(-1.86%)등 아시아 증시 들도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렸다. 두 은행 문제가 이슈로 부상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가 영향권에 드는 모습이다. 앞으로 사태 전개를 주시해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