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별 외국사와 제휴관계 복잡하고 원자로 형식도 달라 난색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원전 업체 3곳이 일본의 원전 재가동 지연에 핵연료사업 통합을 위해 조율 중이지만, 원자로사업 통합에 대해서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30일 보도했다.

통합 교섭에 대해 도시바 간부는 "어디까지나 연료에 한정한 얘기"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히타치와 미쓰비시중공업도 내부 사정이 복잡해 원자로사업 통합에는 관심이 약하다.

이는 원전연료는 물론 원자로사업까지 통합해 '올 재팬 체제'를 가동, 해외 원전사업에서한국·중국 업체와 경쟁하기를 바라는 일본정부 입장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실제 일본 국내에선 원전 증설을 예상할 수 없지만, 세계적으로는 2040년 원전 설비용량이 2013년의 1.6배로 늘어날 것으로 정부 측은 추산한다.

원자로사업 통합에 대한 업계의 반응이 미지근한 것은 회사별로 다른 외국회사와 제휴관계가 있고 원자로 종류도 다르기 때문이다.

도시바는 가압수형경수로(PWR)와 비등수형경수로(BWR) 둘 다 가졌지만 미쓰비시는 PWR, 히타치는 BWR만 보유하고 있다.

2011년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은 BWR이다.

따라서 BWR은 안전성 입증 등의 문제 때문에 일본 국내 재가동에서는 PWR이 유리한 입장이다.

세계적으로도 원전 건설 주류는 PWR이라고 아사히는 소개했다.

실제로 재편 교섭이 이뤄지면 PWR 측이 협상 주도권을 쥘 수밖에 없어 균형잡힌 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3사는 각각 다른 해외 업체와 제휴하고 있다.

도시바는 미국 웨스팅하우스(WH)를 인수해 자회사로 두고 있고 히타치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제휴해 합병사업을 하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프랑스 아레바와 합작회사를 가진 제휴관계다.

히타치와 미쓰비시중공업은 외국회사와의 합병사업 범위도 다르므로 재편할 경우 교섭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WH와 GE는 미국, 아레바는 프랑스 회사여서 통합 추진 시에는 각 국가의 원자력 정책과도 밀접하게 얽히게 된다.

따라서 재편을 위한 정부 간 조정도 간단하지 않다.

전날 3사의 원자로사업 통합 가능성을 전했던 니혼게이자이신문마저도 이날 "일본 원전시장 상황이 나빠 원자로사업 통합이 관심을 끌지만, 통합을 위해서는 3사가 해외 파트너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실현을 위한 장벽이 적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자사가 관련된 간사이전력 미하마원자력발전소 1, 2호기 등의 폐로를 위해 폐로 노하우를 가진 아레바와의 연대를 강화하려 하지만 출자에 부정적인 기류도 있다고 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