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23일 오전 9시부터 성과연봉제를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에 돌입, 고객들의 금융업무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권이 파업 대책을 수립, 큰 불편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펀드나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상품) 가입 등 지점별로 정해진 판매 인력이 처리해야 하는 업무는 당장 처리가 어렵게다는게 은행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총파업을 진행한다. 이번 파업에는 신한·우리·SC제일·KEB하나·KB국민·한국씨티·NH농협은행 등 국채은행을 제외한 시중 은행전부가 동참했다.

시중은행들은 일단 파업 참가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노조원 10만 명 중 30~40%인 3~4만 명 정도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파업 열기가 예상보다 강할 경우에 대비해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했다. 실제로 90%(9만 명)가 파업에 참여하면 시중은행 영업점의 업무는 사실상 마비된다.

금융노조측이 목표로하는 파업참여율도 90%이다. 임금체계와 직결되는 예민한 사안인 만큼 예상보다 높은 참여율이 나타날 수도 있는 점을 배제하기 어렵다.

은행권은 이에 따라 파업참여율을 감안한 비상계획을 준비했다. 비상시에 거점점포를 활용하고 관리자급 인력이 창구 업무를 수행하는 등의 대응책이다.

신한은행은 영업점을 운영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을 수준에서 파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의 노조원은 약 1만 명으로 추산된다.

직원 2만 명 중 약 1만5000명이 노조원인 국민은행은 파업 참여율이 최대 20%를 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만약 참여율이 50%를 넘을 경우 일종의 비상지점인 거점점포를 운영할 방침이다.

노조원이 9600명인 우리은행도 비상계획을 준비했다. 파업 참가율이 70%를 초과할 경우 거점점포를 가동하고 퇴직 직원의 활용, 인터넷뱅킹 서버 용량 확충 등 비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미 성과연봉제를 둘러싸고 홍역을 치른 기업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파업 열기가 강할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5월 노조의 동의 없이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를 도입, 사측이 직원들에게 성과연봉제 수용을 강제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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