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진화 프로젝트 가동, IT·뇌과학·한국어 전문가 등 참여
내달 배달음식 주문 서비스 추가, 내달 3일까지 아이디어 공모전

SK텔레콤이 해커 출신 인사를 영입해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NUGU)를 고객의 참여로 발전시키는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SK텔레콤은 21일 전문가와 누구 이용 고객이 인공지능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가상의 회사 '누구나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누구 서비스 진화와 관련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일종의 커뮤니티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천재 해커'로 유명한 이두희씨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인공지능 진화 프로젝트를 지휘한다.

이 CEO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학교 전산망의 보안 문제점을 알리겠다면서 같은 대학 출신 연예인 김태희의 사진을 유출하는 해프닝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박사 과정을 중퇴하고 2013년 컴퓨터 비전공 대학생에게 실전 프로그래밍을 가르쳐주는 교육단체 '멋쟁이 사자처럼'을 창립했다.

이 단체는 구글의 사회 공헌 사업에 뽑혀 지난달 5억원의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

인기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천재 해커라는 유명세를 얻었으며, 프로그래머로서 다양한 소프트웨어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 그룹은 정재승 KAIST 바이오 뇌공학과 교수와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김숙연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이선, 소연 성우, 김민호 한국언어협회 연구원 등으로 구성됐다.

뇌인지과학연구소,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 한국성우협회, 한국어정보처리연구실 소속 전문가들도 누구 프로젝트에 동참한다.

고객은 누구나 주식회사를 통해 매월 개최되는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가해 아이디어를 누구에 적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누구의 대화 능력향상'을 주제로 첫 아이디어 공모전을 내달 3일까지 연다.

우수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총 34명에게 최신 노트북과 삼성 기어 아이콘X, 멜론 이용권 등을 준다.

이 CEO 등 전문가들은 이날 서울 용산구 스트라디움에서 회사 설립 기념식을 열고 누구의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이 CEO는 내달부터는 누구에 배달음식 주문 기능이 추가된다면서 앞으로는 사물인터넷과 연계해 다양한 서비스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 회사의 연구 인력만으로는 인공지능의 진화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집단지성이 모이면 단기간 내 인공지능 기술이 괄목할 성장을 거둘 수 있다"며 "제안된 아이디어는 하나도 빠짐없이 적용 가능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탁 교수는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늘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제대로 된 시장이 없었다"며 "누구는 일상에서 인공지능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으로 누구 발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엔진과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해 인간과 대화하고, 지시를 수행하는 원통 스피커 형태의 기기 누구를 지난 1일 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