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업체 타격 가장 커…2009년 호황기 대비 63% 감소

수주 가뭄이 계속되면서 전 세계 조선소 절반 이상이 일감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이미 3곳 중 2곳이 가동을 중단했고, 한국은 대형 조선소를 중심으로 그나마 버티는 형국이다.

20일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조선소는 402곳이다.

이는 정점인 2009년의 931곳에서 57% 줄어든 수치다.

가동 중인 조선소는 이달 들어 최소 한 척의 수주 잔량이 있는 조선소를 의미한다.

조선 강국인 한·중·일 모두 일감이 줄어든 가운데 특히 중국 조선소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중국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은 벌크선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2009년 382개 조선소에 불이 들어왔다.

그러나 최근 불황으로 중소 조선소가 대거 폐업하면서 지금은 2009년보다 63% 적은 140곳만 가동하고 있다.

일본은 2008년 71곳의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했지만, 현재 17%가 줄어든 59곳만 가동 중이다.

클락슨은 한국은 최근 몇 년 중소 조선소 20곳이 문을 닫은 이후 남은 조선소 대부분은 아직 건조할 선박이 남았다고 전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소는 2007년 66곳에서 작년 말 47곳으로 28.9% 감소했다.

대형 조선소는 대부분 건재한 가운데 2013년 오리엔트 조선과 21세기 조선, 2015년 신아에스비 등 중소 조선소 19곳이 문을 닫았다.

클락슨은 전 세계 조선소 240곳은 신규 수주를 하지 못하는 이상 내년 말 마지막 선박을 인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조선소의 4분의 1은 현재 수주 잔량이 단 한 척에 불과하고 40%는 2014년 이후 수주 실적이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도 내년 이후에는 빈 도크가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창사 이래 처음으로 울산 조선소에 있는 도크 한 곳의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클락슨은 "발주량이 당분간 저조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상당한 수주 잔량을 확보하지 못한 조선소는 앞으로 가동조차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