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의장 발언, 점도표 등 연내 금리인상 관련 신호에 더 주목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이틀간 일정으로 20일(이하 현지시간) 시작됐다.

현재 0.25∼0.5%인 기준금리를 이번 회의를 통해 인상해야 할지를 놓고 현재 FOMC 참석자들 사이에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고 전한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회의 초기 분위기만으로 볼 때는 9월 금리 인상론이 관철될 확률이 그리 높지는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

전문가들이 이런 의견을 내는 근거는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9월 인상을 뒷받침하기에 미약하다는 점이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지난해 12월 금리를 올릴 때부터 통화정책의 두 축인 고용과 물가 가운데 고용 쪽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미국 고용지표인 월간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증가량은 지난 8월에 금융시장의 예상에 못 미치는 15만1천 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 6월과 7월에 각각 27만 건을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부진함이 두드러지고, 올해 평균치 18만2천 건과 비교해도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다른 한 축인 물가를 보더라도, 기준 지표에 해당하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전년대비 상승률은 올해 들어 지난 2월에만 1.7%를 기록했고 이후에는 1.6%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2% 상승했지만 같은달 소매판매는 0.3% 감소하며 앞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음을 내비쳤고, 산업생산은 3개월만에 예상보다 큰 0.4%의 감소폭을 보였다.

1.2%로 잠정 발표됐다가 1.1%로 수정된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역시 조기 금리인상론자에게는 부담이 되는 지표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지난달 3분기 GDP 성장률을 3.4%로 제시했지만, 이후 계속 예상 성장률을 하향조정하고 있고, 이날 다시 2.9%로 낮췄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에서는 여전히 이번 FOMC 회의에서 '깜짝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근거는 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이 지난달 26일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 경제정책회의에 참석해 "최근 몇 달간 금리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밝힌 점이다.

이 발언은 연내 금리인상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됐지만, 조기 금리인상론의 배경으로도 간주되고 있다.

JP모건체이스 투자은행의 제임스 글래스먼 수석연구원은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조기 금리인상론자들이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되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의 예상보다 연준에서 금리인상을 놓고 훨씬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9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지난달 20%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날 15%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이 9월 금리인상 가능성보다도 오히려 더 주목하는 부분은 과연 이번 회의에서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어떤 신호가 나올지다.

21일 FOMC 회의가 끝나면 옐런 의장이 기자회견에 나서는 만큼, 옐런 의장의 언급은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가장 강력한 지침이 될 전망이다.

FOMC 종료 후 발표하는 경제전망, 특히 FOMC 참석자들이 제시하는 향후 예상 기준금리 도표인 '점도표' 역시 관심사다.

내년 이후의 예상 기준금리가 전보다 높아진다면, 그만큼 FOMC 내부의 기준금리 인상론이 강하게 반영됐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스 투자은행은 보고서에서 "현재 시장의 예상보다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만약 이번에 (금리가) 동결된다면 12월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매파(인상론자)들의 발언이 두드러지게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