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들 예정이율 인하 추진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면 주요 생명보험사의 보장성 보험료 인상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흥국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이 10월부터 현재 평균 2.75% 수준인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안팎 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환급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로,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예정이율에 맞춰 보험료 할인을 적용하기 때문에,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고객이 내야 하는 보험료는 오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추면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10월 이후 보장성보험에 새로 가입하는 고객들은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보험료를 납입해야 한다.

보험 시장의 일반적인 추세로 볼 때, 대형 생보사에서 먼저 예정이율을 낮추면 나머지 중소형 생보사들도 이에 맞춰 줄줄이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신한생명과 동양생명 등도 내부적으로 예정이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내년 초 정도에 인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며, 미래에셋생명은 아직 예정이율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이미 지난 4월에 일제히 3% 안팎이던 예정이율을 2.75% 수준으로 조정한 바 있다.

추석 연휴 이후 보험료가 올라가게 되면 올해에만 두 차례에 걸쳐 최대 20%까지 보장성보험료가 인상되는 것으로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금융당국의 결정에 따라 보험료 산정이 자율화되면서, 그동안 손해가 누적됐음에도 억눌려 있던 상승 요인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보험사들은 설명한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장성보험 외에도 각종 보험료의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일제히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다.

지난해 7월 악사손보가 개인용과 업무용 차량 보험료를 각각 5.4%와 4.5% 올린 것을 시작으로 올해 8월 MG손보가 개인용·영업용·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6.0∼6.3% 인상하기까지 1년여 사이에 모든 손해보험사가 한 차례 이상 보험료를 올렸다.

손해율이 높은 대표적인 보험상품인 실손보험도 생명·손해보험사들이 올해 들어 평균 20% 안팎으로 보험료를 올렸다.

생보사 관계자는 "오랫동안 올리지 않았던 보험료를 현실화하는 것"이라며 "지난 6월 한국은행이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25%로 인하하면서 저금리 기조 속에 역마진 우려가 심화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