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대비 저축하는 비율 49%…은퇴후 상황 만족은 33%"

한국인들의 은퇴준비 상황이 미흡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국민의 은퇴준비 현황과 인식, 은퇴 후 생활 등을 조사해 격년마다 발간하는 백서 '한국인의 은퇴준비 2016'을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25~74세 2천271명을 대상으로 재무·건강·활동·관계 등 영역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은퇴준비지수는 56점으로 네 가지 영역 모두에서 은퇴준비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 영역이 58점, 재무 영역이 57점, 건강 영역이 55점, 활동 영역이 50점 등으로 조사됐다.

먼저 재무 영역을 보면, 은퇴 후의 경제적 상황에 만족하는 이들은 전체의 33%에 불과했다.

은퇴한 가구의 생활비는 월평균 190만원으로 나타났다.

자녀교육 등 지출이 많은 50대 은퇴가구가 225만원으로 높았고 70대는 145만원으로 나이가 들수록 생활비는 줄어들었다.

은퇴자 중에서 은퇴 후 생활비가 부족한 경험을 한 이들은 35%에 달했고, 10가구 중 2가구는 평균 6천500만원의 부채를 안고 있었다.

비은퇴자들은 은퇴 후의 최소 생활비로 월 193만원이 필요하고, 경제적으로 부족하지 않게 살기 위해서는 288만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중 은퇴를 대비해 정기적으로 저축을 하는 이들은 49%에 그쳤고, 가구당 저축액도 53만원으로 많지 않았다.

특히 비은퇴 가구의 12%가 3층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중 어떤 연금에도 가입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건강 영역을 보면, 아직 은퇴하지 않은 이들은 예상 노후 의료비로 연간 300만원 미만을 예상했으나, 실제 65세 이상의 평균 의료비는 36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간병 리스크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적극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은 5% 미만이었다.

활동 영역을 조사한 결과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한 비은퇴자들은 전체의 84%였다.

이미 은퇴한 이들 중에서도 57%가 은퇴 후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유는 생활비 마련과 생계유지(42%), 삶의 의미와 보람(24%) 등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관계 영역에서는 은퇴 후 가장 중요한 동반자인 부부 관계 확립을 위한 노력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시간 이상의 대화를 갖는 부부가 20~30대는 33%였으나 40대는 23%였고, 60~70대도 23%에 그쳤다.

주 1회 이상 동반외출을 하는 비율도 20~30대는 44%였으나 60~70대는 13%로 차이를 보였다.

은퇴 후 생활에 대한 대화를 함께한 부부는 61%가 결혼생활이 행복하다고 답했으나, 그렇지 않은 부부는 45%에 그쳐, 노후를 함께 준비할수록 결혼생활 만족도도 높았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윤원아 책임연구원은 "대부분의 사람이 노후준비에 관심이 있지만, 실제 실행은 매우 미흡하다"며 "특히 노후준비는 경제 활동기부터 준비해야 하며, 은퇴 후 삶의 질을 위해 경제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건강·일과 여가·타인과의 관계 등 여러 사항을 염두에 두고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