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포워딩 업체들이 한진해운 선박의 압류 등으로 외국 항만에 발이 묶인 화물을 화주에게 전달하느라 막대한 비용을 떠안고 있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화물 대부분의 선적을 화주를 대신해 포워딩 업체들이 맡아서 처리하고 있으며, 해당 화물이 계약한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모든 비용과 책임을 져야 한다.

법정관리 사태 이후 상하이항과 독일 함부르크 등 상당수 외국 항만에서 한진해운 선박이 억류되고 배에 실린 모든 화물이 강제로 내려져 터미널에 발이 묶였다.

이 화물들을 목적지까지 보내기 위해서는 다른 선박에 환적해야 하지만 터미널 운영사들이 추가로 돈을 내라며 컨테이너 반출을 막고 있다.

한 포위딩 업체는 유럽으로 가는 도중에 상하이항에 발이 묶인 한진 선박에서 내린 컨테이너에서 화물을 꺼내 다른 선사의 컨테이너에 옮겨 담아 보내느라 20피트짜리 개당 약 2천 달러의 추가비용을 부담했다고 밝혔다.

독일 함부르크항에 강제로 내려진 화물을 내륙운송해 유럽 다른 지역으로 보내야 하는 처지인데 20피트 컨테이너 개당 1천500~2천 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선박 운항 차질로 빚어진 문제인 만큼 한진해운에서 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아 포워딩업체와 화주들이 고스란히 이 돈을 떠안고 있다고 업체들은 하소연했다.

게다가 외국의 항만에 묶인 컨테이너를 반출할 때 보증금과 추가비용을 합쳐 3천 달러 이상을 터미널과 한진해운 양쪽에 내고 있다고 전했다.

포워딩 업체들은 "터미널에서 추가 비용을 징수하는 데다 직접 책임이 있는 당사자인 한진해운도 받을 것을 다 챙기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업체들은 "영세한 포워더들이 화주들의 피해를 줄이고자 갖은 애를 쓰고 있는데 엄청난 추가비용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에 대한 대책도 조속히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lyh950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