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유력, 연준 금리인상 여부에 촉각

한국은행은 9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통상 한은 금통위는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목요일에 열리지만 9월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둘째 주 금요일로 다른 달보다 하루 늦춰졌다.

금통위 개최 전 명절 연휴가 있거나 총재의 해외 출장 등이 있으면 개최일이 늦어지기도 하지만 이달 금통위가 하루 늦게 열리는 이유는 날짜 때문이다.

한은은 금통위 개최 전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이나 승용차 등 소매판매 실적 등의 모니터링 지표를 입수해 금통위원들이 판단 근거로 삼을 수 있게 보고한다.

이를 위해 한은은 통상 금통위 개최일의 전날 동향보고회의를 열고, 동향보고회의의 3영업일 전에는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한다.

이달 금통위를 예전처럼 둘째 주 목요일인 8일에 개최한다면 상황점검회의는 2일, 동향보고회의는 7일에 각각 열어야 한다.

하지만 2일까지 모니터링 지표들을 입수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금통위 날짜를 금요일로 하루 늦춘 것이다.

다음 주엔 추석 연휴가 있는 데다 이주열 총재가 9일 오후에 국제결제은행(BIS) 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차 스위스 바젤로 출장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9일보다 더 늦추기도 어렵다.

이달 기준금리는 현재의 연 1.25% 선에서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급증세가 꺾이지 않는 가계부채가 위험수위에 도달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96%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6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천257조3천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정부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전국 확대에 이어 집단대출과 2금융권 대출에 대한 규제를 속속 도입하는 등 가계부채 연착륙 유도에 나서고 있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최근 잭슨홀 연설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고 9월 또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그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시장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주택담보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금융 불안으로 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