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몫 年 16조원, 27개 회원국이 십시일반 떠안을듯"
"네덜란드 年 9천억원 추가 부담…국민 1인당 5만원 더 내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위한 영국과 EU 간 협상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국을 제외한 나머지 EU 회원국들은 그동안 영국이 지불해온 EU 분담금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5일 EU에 따르면 세계 5위 경제국인 영국은 그동안 매년 130억 유로(16조 2천억 원) 이상의 분담금을 부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그로 인한 EU의 재정적자는 매년 130억 유로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EU가 독자적으로 수입원을 늘릴 길이 많지 않으므로 결국 영국을 제외한 나머지 27개 회원국이 지금까지 '영국 몫'을 골고루 나눠 떠안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EU 회원국 가운데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한 나라들의 경우 똑같은 비율로 지금까지 영국이 부담해온 분담금을 나누는 것은 부당하다며 독일과 같은 부자나라에서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정형편이 그나마 나은 국가들도 영국 몫을 과도하게 부담할 경우 EU에 대한 반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EU 회원국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네덜란드에서는 브렉시트로 인해 네덜란드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EU 분담금이 7억5천만 유로(9천300억 원 상당) 이상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헤르만 마티아스 겐트대 교수는 최근 네덜란드 공영방송인 NOS(네덜란드방송협회)와의 인터뷰에서 "네덜란드는 EU 예산의 5% 정도를 기여해왔다"면서 "영국이 그동안 130억 유로 이상을 부담해온 만큼 네덜란드는 5%보다 더 부담하게 될 것이며 추가 부담액은 7억5천만 유로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네덜란드 국민 한 사람이 1년에 40유로(4만9천 원 상당) 정도 더 부담하게 되는 것이라고 NOS는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영국이 탈퇴하면 EU는 회원국들로부터 재정감축 압박도 심하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이 감축될 경우 EU는 예전과 같은 수준의 예산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향후 활동에도 영향을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EU로선 브렉시트 이후 안정적인 재정확보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