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인데 중고 매물…조선3사 올해 컨테이너선 수주 '0'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등 선박의 처분 여부를 조선업계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한진해운이 청산될 경우 이들 선박이 중고 선박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신규 발주가 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37척과 벌크선 21척 등 총 58척을 보유하고 있다.

청산 결정이 내려지면 이 중 연불로 매입한 선박은 선박 금융회사가 가져가 경매에 부치고 자가보유 선박도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

선박 58척이 중고 선박시장에 풀리는 것이다.

컨테이너선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이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상태다.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전 세계 컨테이너선 운송 능력은 지난 7월 기준 2천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사상 최고치다.

그러나 최근 업황 악화로 신규 발주는 급감했고, 선사들은 필요한 경우 중고 선박을 사는 추세다.

실제 올해 7월까지 컨테이너선 신규 발주는 41척에 그쳤고, 중고 거래는 68척이었다.

모든 선박의 발주가 전년 대비 67% 감소한 가운데 컨테이너선은 90%나 줄었다.

컨테이너선 가격도 전년 대비 6.5~17.3% 떨어지는 등 전체 선박 평균(-5.3%)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있다.

올해 조선 대형 3사는 컨테이너선 수주가 전무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작년 컨테이너선 22척을 수주했지만, 올해는 벌크선 1척을 수주했을 뿐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작년 각각 11척과 10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보유한 선박이 아주 큰 물량은 아니다"라면서도 "수주가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고선이 시장에 풀려버리면 신규 발주에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신규 발주가 말라버린 상황에서 중고선이 더 나온다고 업황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