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가격인하 압박 후 실제로 시장예상보다 매출 개선효과

최근 아이폰 판매 둔화에 직면한 애플이 공급업체의 납품 단가 후려치기로 부족한 실적 메우기에 나서고 있다.

애플은 지난 1월부터 부품업체들에 신형 아이폰에 들어갈 부품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수용하라고 요구해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부품업체에 따르면 애플은 기존 업체들이 단가 낮추기에 응하지 않으면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중국 업체와 손을 잡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애플의 부품가 낮추기 전략 덕분에 이미 애플의 2016 회계연도 3분기(3월 27일∼6월 25일) 실적은 시장의 예측을 상회했다.

반면에 아이폰 부품제조와 조립을 담당하는 대만의 훙하이(鴻海) 산하 폭스콘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2015년 2분기 3.4%에서 올해 2.3%로 감소했다.

아이폰 부품조립업체 '넘버2'인 페가트론도 아이폰을 포함한 '비컴퓨터 제품' 매출 감소 폭이 지난해 3분기 11%에서 올해 같은 기간 14%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아이폰 메탈 케이스를 만드는 캐처 테크놀로지, 반도체 회사인 ASE 등의 이윤이 줄어들 전망이다.

애플은 현재 총마진율을 38%로 유지하고 있다.

애플이 부품가를 낮추라는 압박에 나선 것은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주춤하는 가운데 아이폰 매출이 지지부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화웨이(華爲), 오포 등 경쟁업체가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에서 인기가 떨어지면서 아이폰을 공식 사이트나 미국 시장 가격보다 싸게 내놓은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말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애플에 거액의 세금을 추징하면서 한층 곤란한 상황에 내몰렸다.

푸방(富邦) 금융의 아서 랴오 애널리스트는 앞서 7월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애플은 높은 총 마진을 유지할 방법을 찾게 됐다"며 "부품업체들에 따르면 (카메라 렌즈를 제외하고는) 아이폰7의 모든 부품이 가격 인하 압박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