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에 기자재를 납품한 업체들이 “이미 공급한 기자재 대금 4100억원을 갚아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STX조선 기자재 납품업체로 구성된 협력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법원과 STX조선에 납품대금을 제때 갚아야 한다고 요청한 것으로 31일 전해졌다.

STX조선은 지난 6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받고 있다. 이후 STX조선의 모든 채무가 동결되면서 기자재업체들은 이미 납품한 기자재에 대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기자재업체들이 받지 못한 대금은 총 41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은 원금 및 이자의 85.77%를 출자전환 방식으로 갚고 나머지 14.23%는 10년간 분할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자재업체들은 기존 납품대금을 현금으로 변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STX조선 주식을 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머지 대금을 10년간 나눠 받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기자재업체 관계자는 “당장 현금으로 쓸 수 없는 STX조선의 주식을 받으라는 요구는 중소기업으로선 회사 문을 닫으라는 말과 같다”며 “기자재업체들이 문을 닫으면 STX조선의 회생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3사도 STX조선에 납품한 후판값을 현금으로 갚으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철강 3사가 STX조선에서 회수하지 못한 후판대금은 모두 847억원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