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3위 완성차 파업…피해 '눈덩이'
주요 완성차업체 노동조합의 올해 임금·단체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한국 자동차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등 금속노조 산하 국내 1~3위 완성차업체 노조의 파업으로 빚어진 생산 차질만 10만대를 넘어섰다. 국내 생산 물량의 60% 이상이 수출이기 때문에 전체 수출엔 타격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GM 노조는 29일 근무조별 4시간씩 총 8시간의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 회사의 근무형태는 1조 8시간, 2조 9시간 2교대다. 한국GM 노조는 30일에도 조별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파업을 한 뒤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다.

한국GM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벌이면서 지난 10일부터 26일까지 3주간 총 11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 기간 빚어진 생산 차질만 1만대에 이른다.

한국GM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인상 15만2050원(금속노조 공통 요구안), 일시금으로 통상임금의 400% 등을 주장하고 있다. 통상임금은 조합원별로 다르지만 20년 차 이상 근무자는 400%를 적용하면 2000만원 가까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지난 26일 29차 교섭에서 기본급 7만원 인상, 일시금 900만원 등을 제시했다. 근무시간 단축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한 뒤 늦어도 2018년 하반기에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노조는 그러나 회사 제안을 거부하고 이날부터 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한국GM은 순손실이 2014년 3434억원, 2015년 9868억원 등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인건비 상승과 수출 감소가 겹친 탓이다.

기아차 노조는 이날 조별 4시간씩 8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5일 연속 하루 4~8시간 부분파업을 한다. 이 회사 노조는 16일부터 네 차례 부분파업을 벌였고 이 기간 2만8000여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현대차는 올해 노조의 14차례 파업으로 자동차 6만5500여대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심해지면서 각국 완성차업체 노사가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는 가운데 한국 자동차산업은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파업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