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보다 4배 해상도 '8K TV' 관련 기술 주도권 잡기 포석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에서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이 협력체제를 구축 중인 일본이 초고화질(UHD)보다 훨씬 선명한 '8K TV' 관련 기술에서도 '연합군'을 결성한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전자업체 파나소닉과 소니 등이 HD(high definition)보다 16배, 4K(UHD)보다 4배 선명한 8K 시대에 대응해 관련 기술의 공동개발에 나선다.

막대한 데이터를 고속처리하는 기술 등에서 협력,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을 목표로 8K TV 상용화를 서두를 계획이다.

여기에는 방송기술 개발을 진행중인 공영방송 NHK 등도 합세해 8K 시대에 맞는 차세대 방송표준 기술 확보에 나선다.

'일본연합군'으로서 세계적인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은 전자나 전기전자부품과 관련한 일본의 다른 기업에도 참가를 요청해 개발 비용 분담을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NHK는 방송품질 확보와 관련 기술표준 책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전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 압축 기술, 음향 기술도 일본연합군이 취급한다는 구상이다.

데이터처리용 반도체를 공동개발하기 위해 후지쓰와 파나소닉의 대규모집적회로(LSI) 사업을 통합한 업체인 소시오넥스트도 가세한다.

일본연합군은 정부지원도 받으며 차세대방송기술 주도권을 잡아 일본 방식을 세계에 보급할구상이다.

8K 기술은 소니 등이 강한 방송국용 기기 외에도 디지털카메라 등 폭넓은 제품에 채용될 전망이다.

다만 8K는 콘텐츠를 즉시 생산해낼 수 없기 때문에 TV 시장 본격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2018년 8K 본방송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공조에는 한국과 중국 업체의 급성장에 밀려 점유율이 급락하고 있는 일본 업계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8K 관련 기술 개발이 고난도, 고비용의 작업이라는 점도 협력 배경으로 작용했다.

평면TV시장에서 앞서나가던 일본기업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과 중국 기업들에 속속 시장을 빼앗겼다.

작년 매출 상위 10개사 가운데 일본기업은 소니와 샤프뿐이다.

10위권에는 한국 2개사, 중국 4개사가 들어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