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1.3%→올해 15.0%…경영난으로 선박 대형화 경쟁서 밀려

경영난을 겪는 국적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추락하고 있다.

반대로 세계 1, 2위 선사인 머스크와 MSC의 해운동맹체인 '2M'은 빠른 속도로 비중을 높이고 있다.

23일 부산항만공사가 집계한 선사별 물동량을 보면 한진해운이 부산항에서 싣고 내린 컨테이너(20피트 기준)는 2013년에 168만4천281개로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9.5%였다.

부산항을 이용하는 모든 선사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물량이 181만1천937개로 늘었음에도 비중은 9.3%로 낮아졌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8.8%(84만1천868개)로 더 떨어졌다.

현대상선이 부산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8.9%에서 2014년 7.4%, 지난해 6.0%, 올해 상반기 5.6%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두 국적 선사를 합친 비중은 2013년 18.4%에서 올해는 14.4%로 2년 반 사이에 4%포인트나 하락했다.

두 선사가 부산항의 환적 컨테이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큰 폭으로 떨어져 2013년 21.3%였으나 올해는 15.0%에 그쳤다.

두 국적 선사가 속한 해운동맹의 비중도 덩달아 하락했다.

한진해운이 속한 'CKYHE'의 비중은 이 기간에 12.0%에서 9.7%로 낮아졌다.

CKYHE동맹은 한진해운, 코스코, K라인, 양밍, 에버그린으로 이뤄졌다.

현대상선이 속한 'G6'도 33.72%에서 30.4%로 비중이 축소됐다.

G6는 현대상선, 하파그로이드, APL, NYK, MOL, OOCL이 선복을 공유하며 화물을 실어나르는 해운동맹이다.

반면,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와 2위 MSC의 동맹체인 2M의 비중은 2013년 12.1%에서 올해 17.9%로 높아졌다.

특히 환적화물에서 2M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3.6%에서 23.0%로 무려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머스크는 2013년 164만7천여 개로 한진해운(168만4천여 개)에 이어 2위였으나 2014년에는 199만6천여 개로 한진해운(184만7천여개)를 제친 후 갈수록 격차를 벌이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진해운보다 43만9천여 개나 많은 225만1천여 개를 처리했다.

MSC의 물량도 2013년 111만6천여 개에서 지난해에는 181만2천여 개로 늘었다.

환적화물의 급속한 증가로 부산항의 물동량이 2013년 1천768만1천여 개에서 2014년 1천868만3천여 개, 지난해 1천946만8천여 개로 매년 100만개 이상 늘어났음에도 양대 국적선사의 비중이 낮아진 것은 선박 대형화 경쟁에서 밀린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머스크와 MSC 등이 2013년부터 한꺼번에 컨테이너 1만8천개를 싣는 초대형선들을 잇따라 부산항에 기항시키면서 중국의 환적화물과 우리나라 수출입화물까지 대거 유치하는 동안 양대 국적 선사는 경영난과 부채비율 같은 규제에 발이 묶여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해운 전문가들은 양대 국적 선사가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초대형선 도입 등 영업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모항인 부산항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점점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lyh950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