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브렉시트·Brexit) 결정 여파로 영국의 파운드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공항 환전소에서는 파운드화 가치가 패리티(1파운드 = 1유로)에 도달했다.

영국 내 공항 13곳에서 환전소를 운영하는 칵스턴 에프엑스(Caxton FX)와 트레블렉스 UK(Travelex UK)가 지난 17일 내놓은 조사에 따르면 수도 런던 남쪽 교외의 스탠스테드 공항 내 환전소들과 런던 북부 교외 루턴공항 인근 환전소들에서는 1유로당 약 1.01파운드를 적용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칵스턴과 트레블렉스는 자사가 운영하는 런던 히스로공항 내 환전소에서 1유로당 0.98파운드 환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환전업체인 머니코프(Moneycorp)의 소매담당 국장 트레이시 보운스는 공항 내 환전소는 운영비가 높은 탓에 고객들에게는 불리한 환율이 적용된다면서 절반 가까운 고객들은 온라인으로 예약하고 공항 내 환전소에서 돈을 찾아간다고 전했다.

이날 현재 런던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 가치는 1유로당 0.8627파운드를 나타내고 있다.

비싸기로 유명한 공항 환전소에서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보다 10% 이상 비싸게 바꿔주는 셈이다.

파운드화는 지난 6월 23일 브렉시트 결정 이후 현재 11% 급락한 수준이다.

다만 아직은 유로화에 대한 파운드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파운드화 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인 지난 2008년 1유로당 0.9803파운드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HSBC 은행과 UBS 은행 등은 파운드화 가치 하락 추세가 계속돼 내년 연말께에는 1파운드 = 1유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운드화 가치 하락은 브렉시트 결정으로 영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앙은행이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대규모 양적 완화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하락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파운드화 가치 약세는 영국 수출기업들에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외국인 여행객 유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반대로 해외로 나가는 영국인들은 이전보다 큰 비용을 치르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